"'스트롱맨'의 적의·증오 조장에 언론인 안전 적신호"
국경없는기자회, 연례보고서…언론인 공포·위험 수위 상승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권위주의적이고 포퓰리스트적인 지도자들이 선동하는 언론인들에 대한 증오가 폭력으로 악화하는 일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언론인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도 크게 줄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는 18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연례 '2019 세계언론자유지수'(World Press Freedom Index)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언론을 향한 정치 지도자들의 적의는 빈번하게 폭력 행위를 조장하면서 언론인들의 공포나 위험 수위도 전례 없이 높아지고 있다.
이 단체의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정치적 논쟁이 내전 같은 양상으로 흘러 언론인들이 희생양이 되면 민주주의는 대단히 위험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역사를 통해 쟁취한 자유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이 이 위협과 공포의 사이클을 끊어내기 위해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대상 180개 나라 중 언론자유가 양호한 나라는 4분의 1에 못 미친다.
미국의 경우 48위로 작년보다 세 계단 내려섰다.
보고서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출 이후 미국의 언론계는 가장 어두운 시기 중 하나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성과 유색인종 언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악명 높은 반언론적 수사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언론인들이 이토록 많은 살해 위협을 받거나 종종 민간 경호회사의 보호에 의존하는 일은 이전에는 결코 없었다"라고 전했다.
한 예로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서는 30대 남성이 갈등을 빚던 지역지 캐피털 가제트의 편집국에서 총기를 난사, 언론인 4명과 지원 직원 1명이 희생됐다.
보고서는 특히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지난해 10월 터키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을 인용하며 독재자(strongman leaders)의 기세는 한계점을 넘어섰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의 경우 가장 뒷자리에서 4번째인 177위로, 전년보다 한 계단 후퇴했다.
일본은 67위로 제자리를 지켰으며, 지난해 6명의 기자가 살해된 인도는 전년보다 2계단 하락해 140위로 떨어졌다.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노르웨이와 핀란드, 스웨덴이 상위 1~3위를 독점했다. 노르웨이는 3년 연속 1위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43위에서 올해 41위로 두 계단 올라섰고, 북한은 지난해 최하위에서 올해는 179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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