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보건대 총장 조카, 계약직 직원 채용 '논란'
교수들 "학력 가점 넣은 심사표 만들고, 총장이 직접 면접"
서모 총장 "응시한 줄 몰라…자격 충분해 선발"…이사회 자체 감사
(광양=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광양보건대가 최종학력에 가점을 줄 수 있는 내용의 심사표를 만들어 총장 조카를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했다며 학교 구성원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교수 등 구성원들은 채용 비리 의혹이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나 서모 총장은 "명예훼손"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할 뜻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18일 광양보건대 임시이사회에 따르면 광양보건대는 지난달 계약직 채용 공고를 내고 직원을 선발했다.
대학 정관에는 직원 채용 시 학력 등을 기재할 수 없지만 대학 측은 심사표를 새로 만들어 최종 학력에 가점을 부여했다.
서 총장의 동생 아들은 석사 학위 소지자로 가점을 받아 최종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총장은 심사위원으로 직접 심사에 참여해 보직교수 2명과 함께 면접을 봤다.
교수들은 일련의 과정이 사실상 특정인을 뽑기 위한 채용 비리라 보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교육부와 청와대에 진정서를 내는 등 채용 비리 의혹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18일 법인 임시이사회에 공문을 보내 자체 감사를 통보했다.
교수 A씨는 "대학 정관에는 능력 중심으로 직원을 선발하기 위해 학력 제한을 두지 않지만, 이사회와 상의도 없이 심사표를 바꿔 학력에 가점을 줬다"며 "최종 면접에 친인척이 올라왔다면 당연히 총장은 회피 신청을 해야 하나 본인이 직접 조카를 면접한 것은 절차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학교 법인 관계자는 "대학 측은 계약직 직원의 임명권이 총장에게 있다는 이유로 이사회 승인도 받지 않고 채용했다"며 "학교가 어려워 지난해 9월부터 임금이 밀려 구조조정을 하는 마당에 총장의 친인척을 뽑은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서 총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 총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조카가 응시한 줄도 몰랐고 면접장에 들어가 보니 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직원들이 있어서 아는 체를 못했다"며 "심사표는 총무처장이 만들었는데 학력과 성적은 기본적인 판단기준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채용된 직원은 자격증도 7개나 소지하고 있고 대학 근무 경험도 있어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채용 비리란 있을 수 없고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명예훼손 등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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