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좌투수만 만나면 침묵…추락의 원흉
좌투수 팀 타율 0.202로 최하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BO리그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는 최근 위기에 빠졌다.
단독 선두자리를 지키다 최근 5경기에서 1무 4패를 기록하며 3위까지 추락했다.
SK가 연패 늪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타선 때문이다. 집단 슬럼프에 빠진 주축 선수들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SK 타자들은 특히 좌투수만 나오면 맥을 못 추고 있다.
SK의 좌투수 상대 팀 타율은 0.202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인 최하위다. 우투수 상대 팀 타율(0.240·7위·언더스로 포함)보다 0.038이나 낮다.
타자 개인별 성적은 심각한 수준이다. 좌투수를 상대로 10타석 이상 소화한 SK 타자 11명 중 7명이 2할 미만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선수 제이미 로맥의 좌투수 상태 타율은 0.118에 불과하고, 이재원은 0.067에 그친다.
김강민(0.455), 정의윤(0.313)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주전 선수들이 좌투수에게 꽁꽁 묶여있다.
이는 상대 팀 불펜 운용 전술과 맞물려 경기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는 13일과 14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 막판 원포인트로 마운드에 오른 좌완투수 임기준에게 아웃 카운트를 헌납하며 흐름을 잃었다.
1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3-6으로 추격한 8회 2사 1, 3루 기회에서 로맥이 바뀐 좌완투수 함덕주에게 범타로 물러났다.
SK 타선의 좌투수 상대 성적은 지난해까지 나쁘지 않았다.
지난 시즌 SK의 좌투수 상대 팀 타율(0.287)은 팀 타율(0.281)보다 오히려 높았다.
올 시즌 좌투수에 약점을 드러내고 있는 선수들도 펄펄 날았다.
이재원이 타율 0.410, 로맥이 0.336으로 '좌투수 킬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1년 만에 상황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일각에선 반발력이 낮은 새 공인구가 SK 타선에 영향을 준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SK는 타구 자체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SK는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27.4%의 확률로 타구를 만들고 있다.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지난해 좌투수 상대 타구 생산 확률은 37.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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