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컬럼바인 참사 20주기 앞두고 학교협박' 용의자 숨진채 발견(종합)
학교안전 감독관 "총격순례 계획한 듯"…실질적 위협 가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 총기참사 20주기를 앞두고 일대 학교를 상대로 협박을 가한 10대 여성 용의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미 언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퍼슨 카운티 경찰국의 제프 슈레이더 국장은 "솔 파이스라는 이름의 18세 협박 용의자가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 의해 에번스 산악지역의 한 숙박시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스스로 쏜 총상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플로리다주에서 최근 콜로라도주 덴버로 온 뒤 펌프 연사식 엽총과 탄약을 구매하고 컬럼바인 고교와 인근 학교들에 협박을 가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파이스는 컬럼바인 총격 사건이 일어난 리틀턴에서 엽총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존 맥도널드 제퍼슨 카운티 학교안전 감독관은 뉴욕타임스(NYT)에 "파이스가 일종의 '총격 순례'를 계획했던 것 같다. 컬럼바인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여성이 특정 학교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컬럼바인 총기참사에 상당한 집착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컬럼바인 고교가 속한 교육구는 과거에도 총격 협박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실질적인 위협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4시간 동안 FBI와 함께 덴버 서쪽 외곽에서 사라진 용의자를 추적해왔다. 경찰 트위터에는 검은 티셔츠와 군인용 바지, 검정 부츠를 착용한 용의자 사진이 올라왔다.
이 여성의 협박으로 컬럼바인 고교를 비롯해 20여 개 학교가 일시 폐쇄되는 등 덴버 일대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공포에 떨었다.
파이스는 마이애비비치 시니어 고교 재학생으로 그녀가 콜로라도로 향한 뒤 부모가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스의 일기에는 컬럼바인 총격에 관한 글이 잔뜩 쓰였고 당시 총격범 딜런 클리볼드를 묘사한 그림도 있었다고 FBI는 말했다.
컬럼바인 총기참사는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 도시 리틀턴의 컬럼바인 고교 재학생 2명이 교정에서 총탄 900여 발을 무차별 난사해 13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20여 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미국 사회에 총기 규제 여론이 들끓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볼링 포 컬럼바인'의 소재로도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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