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귀환에 경남도정 활력 '기대'…총선 앞 재판은 '부담'
제2신항·서부경남KTX·대우조선 등 현안 해결에 동력
보증금 중 현금 1억 부인이 납부, "현금 마련 경위는 알 수 없어"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법정구속된 지 77일 만인 17일 보석으로 풀려나오면서 경남도정에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경남도정은 박성호 지사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되면서 일상적인 업무는 큰 차질없이 추진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무적 판단과 결단력이 필요한 사안들은 동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았다.
김 지사 구속 이후 지난 2월 11일 부산항만공사 홍보관에서 열기로 했던 제2신항 입지 결정 관련 상생협약식이 연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경남도는 창원시와 시의회 요구사항, 제2신항 개발로 직접 피해를 볼 수 있는 어업인들 요구조건 등을 고려해 협약식을 연기한다는 이유를 밝혔으나 김 지사 부재가 협약식 연기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또 김 지사가 구속되기 전날인 지난 1월 29일 확정된 서부경남KTX(남부내륙철도) 예비타당성 면제와 관련해서도 도내 여러 시·군에서 역사 이름과 위치 등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등 시·군 간 책임 있는 조율이 쉽지 않은 상태다.
현 정부 실세로 통한 김 지사가 빠진 상황에서 국비 확보 활동에 힘이 빠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경수 "뒤집힌 진실 바로잡도록 최선 다할 것"…구속 77일 만에 석방 / 연합뉴스 (Yonhapnews)
올해를 '경남경제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김 지사 도정방침을 추진하려고 박 권한대행과 문승욱 경제부지사가 뛰었으나 지사 부재 2개월을 넘기면서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스마트산업단지 추진, 경남관광 활성화, 물류가공산업 육성 등 경제 활성화 정책을 비롯해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제로페이, 김해신공항 문제,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등 정부와 직접 접촉해야 할 현안 해결에 김 지사 부재는 큰 타격이었다.
명희진 도 정무특보는 "김 지사가 복귀하면 산적한 현안을 점검하고 추진해 나갈 것이다"며 "구속 이후 구치소에서 도정공백과 경남경제에 대한 걱정 많았기 때문에 신속하게 수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달리 지난 11일부터 2주마다 한 번씩 열리는 드루킹 재판에 출석해야 해 도정 연속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최종심에서도 지사직을 상실하는 형이 나온다면 지금보다 더 큰 도정공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지사직 사퇴 촉구 등 비판 수위가 높아질 수 있어 김 지사 측으로서는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한편 이날 김 지사 보석과 관련해 재판부가 보증금으로 2억원을 설정하고, 이 중 1억원은 현금으로 납입하라고 명하자 김 지사 부인인 김정순씨가 1억원을 즉시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억원은 약 1% 안팎의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는 보석보증보험증권으로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 측근은 "보석 청구인이 김 지사 부인이었기 때문에 현금을 즉시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현금 마련 경위는 잘 모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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