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반복 반구대암각화 보존 위해 사연댐 허물어야"
시민단체·시의원 주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심포지엄'서 주장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침수를 반복하는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를 물에서 건져내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사연댐을 허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윤덕권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과 대곡천 반구대암각화군 유네스코등재 시민모임이 17일 시의회 회의실에서 공동주최한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시민 심포지엄'에서다.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는 '대곡천 선사 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로드맵' 발표에서 "울산시는 대곡천 선사 역사유적지구를 2020년 유네스코 우선 등재목록에 올리는 것과 2022년 유네스코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유네스코등재를 위해서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를 지닌 유산으로서 유지·보수·지속가능한 보존이 전제돼야 하고, 물속에 잠기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울산시는 (식수 공급을 위한) 물을 담보로 고래와 거북이, 호랑이, 표범, 사슴, 멧돼지, 활 쏘는 선사인, 그물 등 350여 종에 이르는 바위 그림 조각 문화유산을 50년 동안 사연댐이라는 우리에 가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사연댐은 토사 퇴적물로 담수 기능이 약화했고, 수문이 없어 장마와 태풍이 오면 반구대암각화는 수장된다"며 "사연댐을 허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번 심포지엄이 국민 관심과 사연댐 철거를 선포하는 촉매제가 되길 염원한다고 덧붙였다.
배성동 소설가는 '지붕 없는 박물관, 대곡천 스토리텔링'이라는 발표에서 "지역 간 이해관계가 거미줄처럼 걸린 반구대암각화를 건져 올리는 것은 대통령이 나서도 좀체 풀리지 않았다"며 "참외처럼 짓무르진 반구대암각화를 구할 수 있는 길은 막힌 대곡천을 흐르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연댐을 헐어야만 비로소 대곡천 역사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렬 대곡천 반구대암각화군 유네스코등재 시민모임 상임대표는 "반구대암각화가 물고문에 시달리는 한 문화재청,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는 가해자이며, 울산시와 시민은 방조자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제 보존과 유네스코등재는 더 미룰 수도, 지체할 수도 없는 시대 사명이며, 책무"라고 밝혔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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