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롯데, 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나선다…14년 만에 해결(종합)

입력 2019-04-17 11:42
전주시-롯데, 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나선다…14년 만에 해결(종합)

롯데쇼핑에 부지 장기임대하고 호텔·컨벤션 기부채납 받아

숲과 마이스 시설·판매시설 조성…상권보호 위해 대형쇼핑몰 제외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1980년 건립돼 체육시설로서 기능을 상실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12만3천㎡)가 14년 만에 개발될 전망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17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합경기장 부지를 재생방식으로 전주시의 핵심가치인 사람·생태·문화를 담은 시민의 숲과 전시컨벤션센터·호텔 등이 들어선 마이스(MICE) 산업의 전진기지로 개발하는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스산업은 회의(Meeting)와 포상 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관련 산업을 일컫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종합경기장 부지는 크게 ▲ 정원의 숲 ▲ 예술의 숲 ▲ 놀이의 숲 ▲ 미식의 숲 ▲ MICE의 숲 등 크게 다섯 주제로 조성된다.

정원·예술·놀이·미식의 숲 부지는 전체 면적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게 된다.

정원의 숲은 나무숲과 꽃 숲, 예술의 숲은 공연·전시·축제를 즐기는 공간, 놀이의 숲은 생태놀이터, 미식의 숲은 유네스코 창의 음식 거점으로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숲들로 탈바꿈한다.

나머지 4만㎡가량을 차지하는 MICE 산업 부지에는 국제 규모의 전시장과 국제회의장 등을 갖춘 전시컨벤션센터와 200실 이상 규모의 호텔이 들어서게 된다. 또 판매시설로 완산구 서신동 롯데백화점이 이곳으로 이전한다.

시는 종합경기장 부지가 개발됨에 따라 대체시설로 전주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총 900억원을 투입해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1만5천석 규모의 1종 육상경기장과 8천석 규모의 야구장을 새로 짓게 된다.



종합경기장 소유주인 전주시는 롯데백화점이 들어서는 판매시설 부지만 롯데쇼핑에 50년 이상 장기임대해주고, 롯데쇼핑은 전시컨벤션센터를 지어 시에 기부채납하게 된다.

이는 당초 롯데쇼핑이 복합쇼핑몰 등을 계획하면서 제시했던 대체시설 건립 민자사업 규모와 맞먹는다. 호텔도 20년간 롯데쇼핑이 운영한 후 전주시에 반환한다.

특히 지역상권 보호를 위해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판매시설 면적이 애초 6만4천여㎡에서 절반 이하인 2만3천㎡로 줄어들었다고 김 시장은 부연했다.

전주시는 지난 2005년 전북도 소유인 종합경기장을 무상으로 넘겨받고 경기장과 야구장 등을 시 외곽에 지어주겠다는 양여계약서와 이행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뚜렷한 개발 방향을 찾지 못한 전주시는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전주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종합경기장 이전·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경기장(12만여㎡)을 허물고 총 1천600여억원을 투입, 그 자리에 쇼핑몰·영화관 등을 갖춘 컨벤션센터와 200실 규모의 호텔 등을 짓는 것이었다.

당시 전주시는 재정이 열악한 점을 고려해 '기부 대 양여' 방식을 선택, 롯데쇼핑을 민간사업자로 선정하고 롯데쇼핑에 종합경기장 용지의 절반을 주기로 했다. 대신 롯데쇼핑은 도심 외곽에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등을 따로 건립해준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선 6기 김승수 시장은 지역상권 붕괴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전임 시장 때 계획했던 쇼핑몰과 호텔 신축을 일단 유보하고 롯데쇼핑과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자체 재원으로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시민공원으로 개발하기로 방침을 바꾸면서 또다시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시민의 성금을 모아 지은 종합경기장 용지를 매각하지 않고 지역경계 피폐를 막기 위해 판매시설도 최소화해 지역상권을 지켜내면서 종합경기장 부지 재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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