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없었다"…인니 대선서 조코위 현 대통령 승리 유력(종합)
표본개표서 53∼55%대 득표…해외투표서도 출구조사 결과 우세
일각선 야권 지지자 선거결과 불복·소요 우려 제기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17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의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코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마룹 아민 울레마협의회(MUI) 의장은 여론조사기관 인도네시아서베이연구소(LSI)의 표본개표(Quick Count·현지어 히뚱 쯔빳)에서 집계가 87.60% 이뤄진 현재 55.09%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대선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와 러닝메이트인 산디아가 우노 전 자카르타 부지사의 득표율은 44.91%로 집계됐다.
릿방 콤파스, 사이풀 무자니 리서치앤컨설팅(SMRC), 인디카토르 폴리틱 인도네시아, 폴트래킹, 인도바로미터 등 다른 조사기관의 표본개표에서도 조코위 대통령의 득표율은 프라보워 후보를 7.54∼9.92%포인트 차로 앞섰다.
선거관리위원회(KPU)의 허가를 받아 표본으로 지정된 투표소의 투표함을 조사기관이 실제로 개봉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표본개표는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해외투표도 출구조사 결과 조코위 대통령과 마룹 의장이 거의 전 지역에서 프라보워 후보를 압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개표결과는 내달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패배한 측이 불복해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대통령 당선인 확정 시점이 한 달가량 추가로 늦춰질 수 있다.
중부 자바의 빈민가 출신인 조코위 대통령과 군 장성 출신의 엘리트 정치인인 프라보워 후보는 정치적 성향이나 정책적 지향점에선 큰 차별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14년 취임한 조코위 대통령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악재에도 연간 5% 이상의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했고, 빈곤율을 역대 최저치인 10% 미만으로 낮추는 등 성과를 냈다.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아 온 열악한 도로와 항만, 전력 등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한 것도 중요한 치적으로 꼽힌다.
이를 반영한 듯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은 49∼58%로 프라보워 후보를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보워 진영은 여론조사의 객관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번 선거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큰 이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는 최근 들어 정치적 영향력이 급격히 커진 인도네시아의 무슬림 과격단체들의 표 동원력이 예상보다 미약했던 정황도 노출됐다.
현지 언론은 프라보워 후보를 지지하는 무슬림 과격단체 이슬람수호전선(FPI)의 텃밭인 자카르타 시내 투표구 두 곳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압승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프라보워 후보 지지자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대규모 시위와 소요사태를 벌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나, 현재까지는 특별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두 후보는 2014년 대선에서도 양자 대결을 벌인 바 있다. 해당 선거에서 프라보워 총재는 친서민 정책과 소통령 리더십으로 돌풍을 일으킨 조코위 당시 투쟁민주당(PDI-P) 대선후보에게 밀려 석패하고 선거 불복을 선언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조코위 대통령의 승리가 이대로 확정되면, 집권 2기를 맞은 그가 개혁 드라이브를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1998년 수하르토 정권이 실각하고 2004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네 번째로 시행된 이번 대선은 상·하원 의원 711명을 뽑는 총선, 500여개 지방의회 의원 1만9천817명을 뽑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졌다.
선거 당국은 이달 25일부터 내달 22일 사이 총·대선과 지방선거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