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뚝심, 볼넷은 안 줘…안타 9개 뭇매에도 2실점 호투

입력 2019-04-16 20:45
김광현의 뚝심, 볼넷은 안 줘…안타 9개 뭇매에도 2실점 호투

두산전 9피안타 1볼넷…올 시즌 계속되는 '정면승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BO리그 SK 와이번스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31)의 올 시즌 개인기록은 극단적이다.

피안타율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높지만, 볼넷 개수는 매우 적다.

김광현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 전까지 4경기에 선발 출전해 23이닝 동안 안타 33개를 맞았다. 피안타율이 무려 0.330에 달한다.

정규이닝을 채운 투수 중 KIA 타이거즈 양현종(0.379)에 이어 두 번째로 안 좋다.

그러나 사사구는 단 6개에 불과하다. 이닝당 사사구는 0.26개다.

김광현이 특이한 기록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본인의 투구 철학에 있다.

김광현은 최근 "안타를 맞더라도 정면 대결을 펼치는 게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볼넷을 절대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2스트라이크에서도 유인구 대신 정면 대결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SK 염경엽 감독은 김광현의 생각을 존중한다.

염 감독은 이날 두산전을 앞두고 "안타를 맞더라도 빠른 승부를 펼치는 게 팀으로선 유리하다"며 "볼넷을 주면서 시간이 늘어지면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결정적인 실책까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이날 선발 등판해 자신의 철학처럼 정면 승부를 펼쳤다.

그는 1회에 1개, 2회에 2개의 안타를 얻어맞았지만, 승부를 끌지 않고 빠른 정면 승부를 펼쳤다.

그는 3회 1사 1루에서 박건우에게 희생타로 첫 실점을 기록한 뒤 4회 신성현에게 솔로홈런을 내줬다.

6회까지 안타 9개를 내줬지만, 안타로 실점을 내주진 않았다.

볼넷을 단 1개만 내주면서 빅이닝을 허용하지 않은 게 주효했다.

빠른 승부를 펼치니 호수비도 많이 나왔다.

김광현은 5회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연속 도루를 내줘 1사 3루 위기에 놓였다.

이때 박건우의 강습 타구를 2루수 최항이 잡은 뒤 3루로 공을 던져 정수빈을 포스 아웃 처리했다.

김광현은 타선의 침묵으로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6이닝 2자책점을 기록하며 자기 몫을 다했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