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윤리위, '사역견 학대실험 의혹' 이병천 교수 조사 착수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검역 등 여러 작업에 동원되는 사역견(使役犬)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학대 의혹이 제기된 서울대 이병천 수의대 교수에 대해 서울대가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이 교수에 관해 제기된 의혹을 조사하는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윤리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와 별개로 이 교수가 속해 있는 서울대 수의대 역시 단과대 차원에서 이 교수에 제기된 의혹에 관해 살피고 있다.
앞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이 교수 연구팀이 동물보호법을 위반해 은퇴한 검역 탐지견을 실험하고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인천공항에서 5년간 검역 탐지견으로 활동한 비글종 복제견 '메이'를 이 교수 연구팀이 '실험용'으로 데려갔다"며 "메이는 8개월 만에 아사 직전의 상태로 검역본부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사람이나 국가를 위하여 사역한 동물은 동물실험이 금지돼 있지만, 이 교수는 '스마트 탐지견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은퇴 탐지견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동물실험을 시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이 교수는 사역 동물을 대상으로 불법 동물실험을 했을 뿐 아니라 해당 동물을 빈사 상태로 만드는 등 학대 행위까지 저지른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 교수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22일 검찰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서울대 수의대가 실험 중인 퇴역 탐지견을 구조해달라는 청원을 16일 올렸다. 16일 현재 2만 1천여명이 해당 청원에 동의했다.
황우석 교수와 함께 세계 최초로 개 복제를 성공시킨 이병천 교수는 개 복제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 중 한 명이다.
이 교수는 지난 2017년에도 '카라' 등 여러 동물보호단체로부터 식용견을 이용해 동물실험을 하고, 실험동물을 학대하는 등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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