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심판협의회, 심판행정 일원화 요구…"연맹 '갑질' 멈춰라"
"경기인 출신 심판 위원장 전문성 없어…징계 남발"
프로연맹 "배정 정지는 징계와 달라…배정은 심판위원회 고유 권한"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축구 심판들이 대한축구협회에 심판행정 일원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축구협회 전국심판협의회는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에 나뉘어있는 심판행정으로 인해 심판들이 부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공약인 심판행정 일원화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조영증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의 월권으로 심판들이 경기에 배정되지 않거나 임용이 배제되는 등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박치환 전국심판협의회장은 "프로연맹이 협회에서만 할 수 있는 징계를 연맹에서 남발하는 '갑질'을 하고 있다"며 "많은 엘리트 심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경기에 배정을 받지 못해 운동장에 나설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 위원장이 심판 출신이 아닌 경기인 출신임을 지적하며 "우리나라 최고 축구 리그에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지 않겠나"고 성토했다.
집회에 참여한 장준모 심판은 "K리그1 심판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8월 프로연맹으로부터 갑작스레 제명을 당했다"며 "축구협회 심판국이 심판을 배정하는 상위단체고, 프로연맹 심판위원회는 배정된 심판을 쓰는 하위단체인데도 권한도 없이 심판들을 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내가 프로 심판위원회 협회장을 맡고 있었는데, 심판행정 일원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내려고 하자 경기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심판은 "22년간 심판 한길을 걸어왔는데 본인들 입맛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내 생계를 끊어버렸다"며 "작년 8월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심판위원장의 주요 직무는 심판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고, 심판위원회 구성원들이 모두 심판 출신이라 문제가 없다"라며 "과거 심판 출신이 심판위원장을 맡았을 때 심판들과 유착관계가 발생해 이를 막기 위해 경기인 출신이 심판위원장을 맡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프로연맹 심판규정에 심판위원회가 배정 정지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배정은 심판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라며 "장준모 심판은 지난해 내규위반으로 배정이 정지됐고 올해 K리그 심판으로 선발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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