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에 소실된 노트르담 성당 첨탑은 프랑스혁명 후 복원된 작품

입력 2019-04-16 11:46
수정 2019-04-16 14:33
화마에 소실된 노트르담 성당 첨탑은 프랑스혁명 후 복원된 작품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파리의 명소 노트르담 성당을 휩쓴 화재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진행중인 성당 보수작업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6일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에 따르면 파리 검찰이 '화재에 의한 비고의적 파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소방관들은 화재가 성당 보수작업과 '잠재적 관련'이 있을 것으로 밝히고 있다.

다행히 성당 본 구조물에는 심한 손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나 성당의 상징 격인 첨탑이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에 소실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가시면류관은 구했다/ 연합뉴스 (Yonhapnews)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00여년에 걸쳐 완성된 노트르담 성당은 수년 전부터 그동안 누적된 대기오염 등으로 일부가 부식, 훼손되는 등 전문가들로부터 상태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아와 2018년부터 대규모 복원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은 중심부 나무와 납으로 건조된 첨탑이었다. 노트르담 성당은 지난 1990년 마지막으로 보수작업을 거쳤었다.

당시 노트르담 성당 보수에는 향후 10년간 6천만 유로(약 8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노트르담 친구들 재단'은 2017년5월부터 성당 보수작업을 위해 각계로부터 모금 운동을 벌였다.

프랑스 정부는 연 250만 유로를 지원키로 하고 동일한 액수만큼 민간 부문에서 조달할 것을 재단에 요청했다. 재단은 미국에서도 성당 보수를 위한 모금 운동을 벌였다.



'노트르담의 화살'로 불리는 첨탑은 특히 납이 녹아내리고 균열이 발생하는 등 훼손이 심각해 첨탑의 보수에만 4년간 1천100만 유로(약 14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었다. 첨탑의 훼손을 방치할 경우 하부 건물 골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첨탑은 납 성분 산화로 인한 부식으로 1936년 한차례 보수작업을 거친 바 있으며 이번 보수작업을 위해 약 9개월간 높이 약 100m의 대형 비계를 세워야 했다. 또 500톤(t)의 강관을 들여 건조한 구조물을 최소한 3년간 유지해야 했다.

당시 비계설치 작업을 맡은 '유럽 에샤포다주(비계)'사는 노트르담 비계작업이 기술적 도전이라고 과시했으나 이러한 보수작업 노력에도 불구하고 첨탑은 이번 화재로 1시간여 만에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첨탑을 살리려다 소실을 초래한 셈인데 첨탑의 유래는 확실치 않다. 다만 프랑스 혁명 후 프랑스 건축가인 비올레 르 뒤크가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 뒤크는 노트르담 성당 등 프랑스 혁명으로 황폐화한 프랑스 내 많은 중세 유적들을 복원했으며 이 때문에 이번 화재로 붕괴한 노트르담 성당의 첨탑은 '비올레 르 뒤크의 화살'이라는 명칭을 갖고 있다.

혁명 이후 첨탑 복원시 오를레앙 성당의 첨탑을 본뜬 것으로 지적되는 등 당시 노트르담 성당 복원 방식을 둘러싸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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