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팝 사운드·긍정 메시지…서구 시장서 외연 확장한 BTS
빌보드 1위 오른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는?
전문가들 "팀 성장과 음악 유기적…연작의 서사 기대돼"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이 세 번째 빌보드 정상에 우뚝 서면서 이들의 새 앨범에 대한 주목도가 절정에 달했다.
지난 12일 공개된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세 번째 차지하면서다.
특히 이미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가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 200' 차트 3위에 올라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5위권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이들의 '핫 100' 최고 순위는 지난해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세운 10위였다.
BTS(방탄소년단) '페르소나' 빌보드 200 1위…세번째 대기록 / 연합뉴스 (Yonhapnews)
음악 전문가들은 이번 앨범을 통해 세계 충성도 높은 팬(아미)들의 지지를 얻던 방탄소년단이 대중적인 팝 사운드 곡으로 미국 시장에서 외연을 확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음악웹진 아이돌로지 미묘 편집장은 "북미 대중 다수는 K팝이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데, 방탄소년단은 이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팝 사운드를 들려주며 외연을 넓히는 듯하다"며 "그러면서도 다양한 장르를 담는 앨범 구성 방식, 뮤직비디오 등에선 K팝 아이돌 가수로서의 매력을 견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타이틀곡 피처링에 기용한 팝스타 할시도 이전 협업 스타들과 비교할 때, 주류 팝 자체는 아니더라도 훨씬 대중의 접근성이 좋은 아티스트라고 덧붙였다.
메시지도 전작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의 '나를 사랑하자'는 주제보다 한층 무거울 것이란 예상을 깨고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감정이 주를 이룬다. 당초 이 앨범은 '페르소나'란 제목에,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 이론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며 한층 심오하고 철학적인 내용이 담겼을 거로 추측됐다.
그러나 앨범에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 사랑을 느끼는 즐거움, 소소한 행복 등이 주를 이룬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그간 어둡고 힘들었던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지금의 위치에서 얘기한다면 괴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며 "오히려 지금의 성공과 행복, 기쁨, 고마움 등 전보다 긍정적인 감정들이 담긴 것은 한층 자연스러운 화법으로 음악 안에 그룹의 성장을 유기적으로 녹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앨범은 '페르소나'란 나의 이야기를 할 것 같으면서도 결국 개개인을 앨범 안으로 포용하는 일종의 발상 전환을 한 느낌"이라며 "앨범 출시 전 (팬들과 데뷔 이래 2천80일의 추억을 써 내려가는 이벤트) 진행한 아미피디아와 앨범을 연결한 기획도 무척 흥미롭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 앨범이 '맵 오브 더 솔' 연작의 첫 퍼즐이란 점에서 앞으로 서사가 전개되면 새로운 그림이 완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묘 편집장은 "이들의 앨범은 기승전결을 가진 구조여서 지금은 질문을 던진 도입부로 보인다"며 "방탄소년단 서사 방식은 논설문이 아니라 좀 더 드라마와 영화의 방식에 가까운 느낌이다. 이번에도 큰 주제 의식을 놓고 그중 한 대목으로 이 앨범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하 평론가도 "자신의 이야기를 한 RM의 인트로곡 '페르소나'로 시작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며 "'맵 오브 더 솔'은 엄청나게 많은 페르소나를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겠느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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