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기증자 2명에게 받은 폐·간 동시 이식 성공
2015년 이후 두 번째…14시간 수술 후 한 달 만에 건강히 퇴원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국내 병원이 서로 다른 기증자로부터 폐와 간을 각각 기증받아 한명의 환자에게 이식하는 폐·간 동시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팀은 지난달 간질성 폐 질환과 자가면역성 간 질환을 앓는 환자 서종관(46)씨에게 뇌사자의 폐와 생체 기증자의 간을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뇌사자와 생체 기증자를 이용한 폐·간 동시 이식은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팀이 2015년 세계 최초로 시행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폐·간 동시 이식은 대체로 한명의 뇌사자로부터 두 개의 장기를 기증받아 이뤄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 기증이 적어 한명의 뇌사자로부터 두 개 이상의 장기를 동시에 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장기이식팀은 비교적 수혜자로 선정되는데 대기시간이 짧은 폐는 뇌사자로부터 기증받고, 간은 서씨의 부인으로부터 기증받아 동시 이식을 하기로 했다.
먼저 흉부외과팀에서 뇌사자가 있는 경기도 화성에서 서씨에게 이식할 폐를 이송해오기로 했다. 흉부외과팀이 폐를 이송해오는 동안 이식외과팀은 서씨의 병든 간을 절제하기 위한 간 박리술을 시행했다.
이후 흉부외과팀이 폐 이식을 시작하고 간담췌외과팀에서 부인 간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했다. 폐 이식이 끝나자마자 바로 이식외과팀에서 간 이식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은 14시간 만에 끝났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서씨는 재활치료를 받은 뒤 정상 호흡이 가능해져 수술 한 달 만인 지난 12일 퇴원했다.
장기이식팀 주동진 이식외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뇌사자 장기 기증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동시에 다 장기를 기증받기 어렵다"면서 "이번 수술이 동시에 여러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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