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내전 전범 밀로셰비치 아내 마르코비치 사망
남편 뒤에서 정치적 영향력 행사…'발칸의 레이디 맥베스'로 불리기도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의 아내인 미랴나 마르코비치가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7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dpa통신과 BBC방송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밀로셰비치는 1990년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수십만 명이 사망하는 내전으로 몰고 간 전범으로, 끔찍한 인종청소를 자행해 '발칸의 도살자'로 불렸다.
베오그라드 대학 사회학 교수였던 마르코비치는 그런 남편의 가장 신뢰할만한 고문이자 정치적 동지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발칸의 레이디 맥베스'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는 직접 좌익정당을 창당, 밀로셰비치가 정치적으로 자리를 잡는 데 힘썼다.
2000년에는 세르비아 전 대통령이자 남편의 라이벌이었던 이반 스탐볼리치 암살 사건의 배후로 거론됐고 앞서 1999년 반정부 언론인 암살 사건을 주도했다는 의혹도 샀다.
그는 2010년 10월 밀로셰비치가 민중봉기로 대통령직에서 쫓겨나고 이듬해 학살 등의 혐의로 체포되자 세르비아를 떠나 2003년부터 최근까지 모스크바에서 생활했다.
세르비아 검찰은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그를 기소했지만, 법정에 세우지 못했고 밀로셰비치는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 넘겨져 재판을 받다가 2006년 심장 마비로 감옥에서 사망했다.
당시 마르코비치는 체포될 것을 두려워해 남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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