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부산시 강제징용노동자상 기습철거 강력 규탄

입력 2019-04-14 15:54
시민단체, 부산시 강제징용노동자상 기습철거 강력 규탄

15일 부산시 항의 방문…공무원노조 "시장 출근 저지 투쟁"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 일본총영사관 인근 정발 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있던 강제노역 노동자상을 부산시가 기습적으로 강제철거한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부산시를 강하게 규탄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건립특위)는 14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인근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강제노징용노동자상 기습철거 규탄대회를 열었다.

건립특위는 "1년 넘도록 떠돌던 노동자상이 동구청과 극적인 합의로 이제 겨우 자리할 위치를 찾았는데 시가 아무런 통보 없이 강제철거 했다"며 "일본 정부의 뜻대로 노동자상을 강제 철거한 것에 대해 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행정대집행법에 의한 계고, 대집행계획통지 절차가 없었으며 현장에서 신원, 철거이유 해명에도 시가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백히 불법 강제철거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이날 정발 장군 동상 앞에 모인 참가자 100여 명은 '노동자상을 반환하라', '친일적폐 청산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건립특위는 내일 오전 9시 부산시청을 항의 방문하고 시장 면담 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건립특위와 연대투쟁에 나선 공무원노조 부산본부도 내일부터 오거돈 부산시장 출근길에 규탄 선전전과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 11일 동구와 건립특위가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정발 장군 동상 인근 쌈지공원에 두기로 합의하고 하루가 지난 12일 노동자상을 강제철거한 뒤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으로 옮겼다.

시는 행정대집행을 마친 뒤 입장문을 내고 "조형물 설치를 위한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불법조형물에 대해서는 행정조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시민 안전을 도모하고 물리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대집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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