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올해 경제전망 급속 위축…시장 전망치 1%에 근접
전문가 "연금개혁 불확실성으로 경제활동 둔화"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올해 브라질 경제의 성장 전망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3%대 성장을 기대했으나 최근엔 1%대로 주저앉았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대형 시중은행인 이타우 우니방쿠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1.3%로 낮췄다.
이 은행의 마리우 메스키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금개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활동이 둔화하고 실업률 하락이 기대보다 완만하게 이뤄지는 등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타우 우니방쿠의 보고서는 지금까지 나온 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가장 비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올해 브라질의 성장률을 2.1%로 제시했다. 지난 1월에 나온 전망치 2.5%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브라질 중앙은행과 국책연구소인 응용경제연구소(Ipea), 최대 규모 경제단체인 전국산업연맹(CNI)의 전망치는 2%다.
중앙은행이 100여개 컨설팅 회사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해 지난 8일 발표한 주례 경제 동향 보고서는 올해 성장률을 1.97%로 전망했다.
브라질의 유명 컨설팅 회사인 MB 아소시아두스는 1.5%로 내다봤다.
이 회사의 세르지우 발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금개혁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어긋나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도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IMF도 브라질에 공공부채 증가세 억제를 위한 공공지출 축소와 연금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IMF는 "브라질의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필수 사회적 비용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공공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달 초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의회에서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정국을 주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연금개혁 법안 처리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유지돼온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주춤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타폴랴가 지난 8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앞으로 국가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해 말 65%에서 50%로 하락했다. 더 나빠질 것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은 9%에서 18%로 높아졌다.
개인의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을 묻는 말에 '나아질 것'은 67%에서 59%로 낮아졌고, '나빠질 것'이란 답변은 6%에서 11%로 높아졌다.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답변은 27%에서 45%로, 실업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답변은 29%에서 47%로 높아졌다.
브라질 경제는 2015년 -3.5%, 2016년 -3.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침체 국면에 빠졌다가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1% 성장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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