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메인 무대로…외연 넓히는 '인도 한류'
뭄바이 문화관광대전 개최…한국 콘텐츠 수입·K팝 공연 등 잇따라
(뭄바이=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그간 인도는 '한류 불모지'로 불렸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한국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요즘에도 인도는 한류에 좀처럼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인도 내 한류는 몽골족이 많이 사는 동북부 지역에서만 이는 '찻잔 속의 돌풍'이라는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1∼2년 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른 나라 젊은이처럼 K팝을 듣고 한국 드라마를 보는 '인도 한류 팬'의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는 "K팝, K드라마, 김치, K뷰티 등 인도 젊은이들은 한국 문화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며 "인도에서 한국 문화가 여러 분야로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고 지난해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인도의 한류 붐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방탄소년단(BTS)이다.
BTS가 미국 빌보드 차트를 강타하는 등 세계적 그룹으로 떠오르자 인도인의 관심도 자연스레 쏠렸다.
실제로 지난 2월에는 상영이 끝난 방탄소년단 공연실황이 다시 극장에 걸리기도 했다. 팬들의 요청이 쇄도하면서다.
인도 극장 체인 INOX의 마케팅 담당자 사우랍 바르마는 "BTS 영화와 관련한 이번 현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이 업계에서 21년간 일하며 이 정도의 반응을 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근 영화 분야에서는 '국제시장'이 '바라트'라는 영화로 리메이크돼 제작 중이다.
할리우드에 맞설 정도라는 인도의 발리우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 영화의 스토리에 주목, 여러 작품을 리메이크하고 있다.
이 같은 한류 열풍은 한국 음식, K뷰티 등으로 더 퍼졌고, 한국 드라마는 한국 문화의 모든 것을 총정리해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인도 한류가 메인 무대로 더욱 외연을 넓히는 분위기다.
인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대표 채널 가운데 하나인 ZEE 5는 최근 한국 드라마 7편, 영화 30편을 수입했다.
인도 미디어가 이만한 규모의 비할리우드 콘텐츠를 한 번에 수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팝 그룹 인투잇은 이달 뉴델리·뭄바이 투어를 펼친다.
한국 K팝 그룹이 뉴델리와 뭄바이에서 단독 공연장을 빌려 정식 무대에 서는 것 역시 처음이다.
13일부터 이틀간 인도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에서 한국문화관광대전도 열린다.
이 행사에서는 관광상품 홍보는 물론 인투잇, 퓨전국악그룹 퀸, 비보이 갬블러즈 크루 등의 공연까지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됐다.
행사장 인근에서는 한국영화제가 열리는 등 이틀간 뭄바이에서는 대규모 복합 한국문화축제가 펼쳐진다.
인도의 변방에 머물던 한류가 대도시와 주류 문화권으로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분위기다.
인투잇 공연과 ZEE 5 콘텐츠 계약을 성사시킨 '방 싱가포르'의 게이코 방 대표는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인도 곳곳에 엄청난 규모의 한류 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이제는 인도에서도 한류가 본격적으로 붐을 일으킬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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