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륙 홀린 K-푸드…웰빙·고품질로 만리장성 넘는다
농식품부·aT, 상하이서 'K 푸드 페어'…1천256만 달러 성과
랜드마크 '동방명주' 식당서 한식 선보여…"하루 1천명 몰려 성황"
(상하이=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 11일 오전 중국 상하이 싱콩(星空) 광장 인근 '스타라이브'(STARLIVE) 쇼핑몰 1층. 북적이는 쇼핑몰 입구에 커다란 테이블이 'ㄷ'자 모양으로 놓인 채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열띤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 따르면 이는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5일 막을 올린 '2019 상하이 K 푸드 페어'의 하나로 열린 '신제품 품평회'다.
시간대별로 우리나라 식품업체가 우수한 신제품 샘플을 내놓으면 중국 측에서 020 유통채널 '허마셴셩'(盒馬鮮生)의 MD(상품 구매 담당자)와 현지 바이어가 이를 살펴보고 평가하는 자리다.
중국 MD와 바이어는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상품성'과 '가격 적정성'을 2∼10점으로 평가하고, aT는 그 결과를 취합해 우리 업체에 피드백을 준다. 우수 제품은 중국 유통채널에 입점할 기회도 얻게 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오렌지피플'·'데어리젠'·'헤파스'·'한독' 등 우리나라 8개 업체가 참가해 열띤 홍보를 벌였다.
오렌지피플은 식사 대용 파우치형 파우더 '컵풀 셰이크 파우더'를 요거트·초콜릿·호박 등 여러 가지 맛으로 선보였고, 데어리젠은 스트링 치즈 제품을 내놨다.
데어리젠 관계자는 허마셴셩의 MD에게 "유제품 가운데 치즈가 (영양상으로) 가장 완벽하다고 한다. 뼈와 건강에 이롭다"며 "이 시제품은 한국에서도 실제로 출시되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허마셴셩 MD는 설명을 들은 뒤 취재진을 만나 "데어리젠이 내놓은 신제품은 영아용 치즈인데, 미국 등 다른 나라 제품보다 덜 느끼해 먹기에 가벼워서 좋다"며 "낱개 포장이 돼 있어서 위생적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 제품은 가격이 1개당 14.8위안(약 2천510원)인데, 이곳 현지 시장에서 비슷한 제품 가격은 9.9위안(약 1천679원) 수준"이라며 "가격을 더 내리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지 상품 구매 담당자의 이 같은 지적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우리나라 식품 기업의 강점과 해결해야 할 숙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 식품은 현지에서 건강하고, 위생적이고, 품질이 좋은 '웰빙' 식품으로 알려졌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 '고품질'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의 한 고급 식료품 매장에서 찾은 한국 우유 제품은 영국제 유기농 우유보다도 비싼 값에 팔리고 있었다.
이번 'K 푸드 페어'에는 신제품 품평회 외에도 수출 상담회와 소비자 체험 등 다양한 행사로 구성됐다. 이번 상하이 행사를 시작으로 6월 프랑스, 7월 미국, 9월 태국 등지에서도 열린다.
국내 식품 수출업체 48곳과 중국어권 바이어 103곳이 참가한 대규모 수출 상담회에서는 역대 'K 푸드 페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1천256만 달러(약 142억8천만원)어치의 현장 계약과 양해각서 체결이 이뤄졌다.
농식품부는 "스낵류를 중심으로 200만 달러(약 22억7천만원) 규모의 현장 수출 계약이 이뤄졌다"며 버섯 가공식품(10만 달러·약 1억1천300만원), 인삼 제품(200만 달러·약 22억7천만원), 스트링 치즈(100만 달러·약 11억3천만원), 과일 맛 막걸리(14만 달러·약 1억5천만원) 등 다양한 제품들을 대상으로 거래 의향 양해각서가 맺어졌다고 소개했다.
한편, 상하이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랜드마크인 '동방명주'에서는 현지 관광객과 소비자가 우리 식품을 직접 맛보는 소비자 체험 행사가 마련됐다.
행사장에서는 트와이스나 (여자)아이들 같은 유명 K팝 걸그룹의 노래가 흘러나왔고, 한복을 입은 안내원이 부지런히 관람객을 맞았다.
높이 267m에 자리한 전망대 레스토랑은 특별히 이번 행사를 맞아 닭강정, 수육, 비빔밥 등 한식 코너도 갖췄다. 모든 테이블에는 한·중 우호를 기념하고자 태극기와 오성홍기가 꽂혀 있었다.
한식 코너를 맡은 정민경 한국문화원 한식 요리 강사는 "동방명주는 가족 단위가 많이 찾는 관광지여서 아이들도 잘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마련했다"며 "한국 요리는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또 "고추장을 먹지 못하는 현지인을 위해 비빔밥에는 고추장 말고도 간장 양념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 식당에는 하루 평균 평일 800명, 주말 1천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오병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중국은 영유아와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우리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달 기준 지난해보다 17.9% 증가한 2억4천200만 달러(약 2천751억5천만원)를 기록했다"며 "중국 수출 확대를 위해 바이어·수출업체가 상품개발·유통망 구축 등의 사업을 먼저 제안하는 '상향식' 신(新) 비즈니스 모델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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