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ICC의 아프간 미군 전쟁범죄 조사 포기에 "중대한 승리"
성명 발표…"미국·이스라엘·동맹국민 겨냥 말라" 경고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전쟁범죄 의혹 조사를 승인하지 않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결정에 "정치적 승리"라며 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ICC가 오늘 아프간에서 복무하는 미군과 미 정보당국자들에 대한 조사 요청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아프간에 주둔하는) 애국자들뿐만 아니라 법치를 위한 중대한 국제적 승리"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ICC가 창설될 때부터 미국은 ICC의 방대하고 책임질 필요 없는 기소 권한 탓에 합류를 거부해왔다"면서 "미국인과 이스라엘인, 동맹국 국민을 겨냥한 어떤 시도도 신속하고 격렬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CC의 이번 결정을 두고 아프간 주둔 미군의 전쟁범죄에 대한 조사를 막으려는 미국의 노골적 압박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5일 아프간에서 미군 전쟁범죄를 조사하는 ICC 인사들을 상대로 미국 입국을 제한하겠다면서 "ICC가 방침을 바꾸지 않으면 경제제재를 포함해 추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압박했다.
ICC 검찰의 파투 벤수다 검사장은 2003년 5월부터 이뤄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범죄를 조사할 권한을 재판부에 2017년 11월 요청했다. 그는 아프간 등지에서 미군과 정보기관이 구금자들을 상대로 성폭행과 고문 등을 자행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집단학살·전쟁범죄·반인도적 범죄 등을 저지른 개인을 심리·처벌할 목적으로 2002년 설립된 상설 국제법정으로 123개국이 회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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