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화랑 신옥진 대표 '밀양 사랑'…조희수 유화 또 기증
2001년 우연히 시작된 기증, 19년간 116점으로 늘어나
(밀양=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아무 연고는 없지만 2001년 우연히 밀양시립박물관을 찾았다가 아담하고 순수한 분위기에 매료돼…"
전국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에 작품을 기증해온 부산공간화랑 신옥진(70) 대표가 100여점의 고미술품을 밀양시립박물관에 기증한 데 이어 다시 귀한 작품 한 점을 기증했다.
14일 밀양시에 따르면 신 대표가 근대 서양화가 가운데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조희수(92) 선생이 1949년에 그린 유화 '밀양영남루-1949' 1점을 최근 밀양시립박물관에 기증했다.
조 화백은 1927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해 평생 경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옥진 대표가 밀양시립박물관에 기증한 미술작품은 가로 41cm, 세로 31cm의 캔버스에 유화로 제작된 것으로 조희수 화백이 그린 최초의 유화작품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주지역 예술계에도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작가가 3년 정도 밀양에 머물면서 그린 작품이다.
신 대표가 지난해 8월 경주시 예술계 관계자들과 함께 작가를 방문했을 때 조 화백은 "당시 유화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며 "유화로 그린 내 첫 작품이 남아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당시 영남루 모습과 함께 밀양 남천교(1934∼1995), 지금은 사라진 영남루 아래 주막집과 민가 등이 잘 묘사돼 회화적 가치와 함께 향토사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밀양시는 설명했다.
밀양시립박물관은 아리랑대축제 기간인 오는 5월 15일부터 열리는 '밀양' 특별기획전에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옥진 대표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고미술품 114점을 밀양시립박물관에 기증했다. 지난해 4월엔 밀양 출신인 사명대사 진영(眞影)을 구해 기증하기도 했다.
1947년 부산에서 태어난 신 대표는 신문 기자로 잠시 재직한 것을 제외하고 줄곧 부산에서 공부하고 활동해왔다.
1975년 공간화랑을 개관해 30여년간 운영하며 한국화랑협회감정위원장, 부산화랑협회장 등 요직을 맡기도 한 그는 부산청년미술상을 제정하는 등 지역 문화발전에 기여했다.
부산박물관과 경남도립미술관, 박수근미술관, 전혁림미술관, 진도 손재형 서예관 등에 끊임없이 작품을 기증해온 신 대표는 2006년 밀양시 명예시민으로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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