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n] 낙동강 하굿둑 개방…의지는 확고한데 '산 넘어 산'
낙동강 하구 농·어민 반발 예상…울산·경남 눈총도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32년간 닫혔던 낙동강 하굿둑이 첫 시범개방을 앞두고 있다.
시범개방은 2025년 낙동강 하굿둑 완전 개방에 앞서 실증 연구 차원에서 이뤄진다.
그동안 홍수 조절을 위해 낙동강 수문을 연 경우를 제외하고는 첫 개방이다.
그간 낙동강 하굿둑은 개방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피해를 보게 될 농·어민 반발로 개방되지 못했다.
◇ 낙동강 하굿둑 32년 만에 시범개방
부산시와 환경부 등 관계기관은 오는 5월 하굿둑 완전 개방을 위한 3차 용역 과정인 실증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범개방은 5월 중순께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연구 용역은 부산대학교 연구팀이 맡는다.
시범개방은 하굿둑으로부터 3∼10km 구간에서만 이뤄진다.
하굿둑 일부 개방을 통해 바닷물의 역류를 3km, 5km, 10km 단위까지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이어 해수 유입량에 따라 하굿둑 개방 수준을 용역 과정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또 시범개방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파급효과를 진단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실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분석하기 위해 시범개방이 진행되는 것이다"며 "단계적으로 개방하기 때문에 당장은 피해가 우려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농민들 "시범개방을 왜 하필 농번기에"…울산·경남도 눈총
완전 개방을 목표로 한 시범개방이지만 벌써 인근 농민은 물론 인근 지자체인 울산과 경남지역까지 반발하고 있다.
특히 농민단체는 왜 하필 농업용수를 끌어다 쓰는 농번기 때 시범개방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부산 농민연대 관계자는 "피해와 효과를 시범개방을 통해 입증해보는 것은 좋은데 왜 하필 농번기 때 하는지 모르겠다"며 "문제없다는 부산시 말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해 10월 시범개방이 예정돼있었지만 당시에는 어민들 반발로 실행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지자체인 울산과 경남지역도 낙동강 하굿둑 개방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인 것은 이해하면서도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울산은 낙동강 하굿둑이 개방되면 인근 공업지역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입장이고, 경남은 식수원에 피해가 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부산시도 이번 시범개방을 매우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
이번 시범개방도 15km 상류에 있는 대저 수문은 열지 않은 채 진행돼 반쪽짜리 실험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부산시 관계자는 "몇 차례 더 시범개방을 통해 안정성이 담보되면 점차 개방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다"며 "시범개방을 통해 확인된 해수 유입량에 따라 하굿둑 개방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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