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사용후핵연료 꺼낸다

입력 2019-04-12 14:59
수정 2019-04-12 15:32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사용후핵연료 꺼낸다

이르면 내주 착수…핵연료봉 566개 반출에 2년 걸릴 듯

방사선량 많아 원격 작업…1~2호기는 2023년 이후 착수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2011년 3월의 동일본대지진 당시 냉각장치 고장으로 수소폭발을 일으킨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후핵연료를 꺼내는 작업이 시작된다.

1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이르면 내주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원자로에서 폐로를 위한 핵연료봉 반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은 1~4호기 원자로가 쓰나미 피해를 봤다. 그중 노심용융(멜트다운)이 일어나지 않아 피해가 적었던 4호기의 핵연료봉 1천535개는 2014년 말까지 꺼내기 작업이 완료됐다.



노심용융으로 수소폭발이 발생한 1~3호기의 핵연료는 압력용기 바로 아래에 굳은 덩어리(데브리) 형태로 있는데,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선량으로 근접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도쿄전력은 그동안 원자로 내의 핵연료 위치와 상태를 원격조정 로봇 카메라를 투입해 확인하면서 크레인을 설치하는 등 사용후핵연료봉 반출 준비작업을 해 왔다.

3호기 원자로 안에는 566개의 사용후핵연료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앞으로 2년에 걸쳐 3호기 건물 옥상 쪽에 설치한 크레인으로 사용후핵연료봉을 꺼내 제1원전 부지 안에 있는 별도의 공용수조에 저장할 계획이다.

핵연료봉을 꺼내는 데 필요한 크레인 등 모든 장치는 원자로 건물에서 500m가량 떨어진 조작실에서 작업요원이 모니터를 보면서 움직이게 된다.

작업 요원은 원격조종으로 연료봉을 하나씩 집어 올린 뒤 수중에서 7개들이 용기에 담아 크레인을 이용해 약 30m 지상으로 끌어올렸다가 트레일러에 옮겨 싣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도쿄전력은 핵연료 반출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소폭발 당시 지붕이 날아간 3호기 건물을 반 원통 모양의 강철제 커버로 덮는 작업을 마쳤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4호기는 방사선 방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현장에 들어가 작업할 수 있었지만 3호기 작업은 원격으로 하는 것이어서 차원이 다른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히는 "3호기 핵연료 꺼내기 작업의 성공 여부는 2023년 이후 시작할 예정인 1~2호기 작업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도쿄전력은 3호기 작업 성과를 토대로 1~2호기 작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짤 예정이라고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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