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옐로우하우스 성매매 종사자 '자활 지원' 본격화

입력 2019-04-13 08:00
인천 옐로우하우스 성매매 종사자 '자활 지원' 본격화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 유일의 성매매 집결지인 미추홀구 숭의동 '옐로우하우스' 종사자들이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자활 지원을 받게 된다.

13일 인천시 미추홀구에 따르면 구는 최근 성매매 자활 지원대상 선정위원회를 열어 옐로우하우스 성매매 종사자 8명에 대한 지원을 확정했다.

구청의 담당 국장, 성매매 피해상담소장, 구의원 등 5명으로 꾸려진 위원회는 탈(脫)성매매 확약서와 자활계획서를 낸 종사자들을 심사해 이같이 결정했다.

또 성매매 피해상담소를 통해 자활 지원 서류를 준비 중인 종사자들도 5명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올해 성매매 피해자의 자활 지원 명목으로 편성된 본예산 9천40만원과 1차 추경에서 확보한 4천여만원 등 1억3천여만원이 지원된다.

구가 앞서 제정한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 지원 조례'에 따르면 1명당 월 100만원 이내 생계비, 월 30만원 이내 직업 훈련비(각 최대 1년), 700만원 안팎의 주거 지원비 등 1년간 최대 2천26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최대한으로 줄 수 있는 금액인 만큼 지원 대상자들의 주거 규모나 자활 지원 형태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직업훈련비의 경우 국비 지원 훈련으로 들어가면 비용이 절감되고 전세 보증금 등을 지원하더라도 구가 나중에 보증금 전액을 다시 회수하기 때문에 지원비는 개인마다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구의 자활 지원 조례는 성매매 종사 기간이 긴 여성일수록 사회 경험이 부족하고 인적·물적 기반이 취약해 탈성매매 후 다시 성매매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점을 고려해 제정됐다.

실제 한 옐로우하우스 종사자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20살 때 성매매에 발을 들인 뒤 30대 중반 이후 탈성매매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대구나 충남 아산시도 성매매 집결지의 본격적인 폐쇄를 앞두고 2017년 종사자들에 대한 자활 지원 조례를 만들어 시행 중이다.

당시 해당 업무를 맡았던 아산시청 주무관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2017년 발간한 "여성과 인권'에서 "우리가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일상의 사소한 모든 것이 피해 여성들에게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적응해야만 하는 점임을 인식한 것이 출발점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옐로우하우스는 1900년대 초 인천항 주변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영업하던 홍등가 '부도 유곽'이 1962년 숭의동으로 이전하면서 형성됐다.

1990년대 말까지 30여 개 업소가 성업했지만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과 2006년 숭의동 도시주거환경정비사업계획 수립 이후 업소가 현재 7개 업소와 종사자 30여 명만 남아 있다.

아파트가 들어설 숭의동 숭의1구역 1단지 일대(1만5천611㎡)에서는 철거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곳에 아직 남은 성매매 종사자들은 이주 보상책을 요구하며 구청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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