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해에 울려 퍼진 아리랑 선율…23만명이 감상했어요"

입력 2019-04-13 14:11
"중국 상해에 울려 퍼진 아리랑 선율…23만명이 감상했어요"

부산 피아니스트 모임 '벨라무지카' 단원들이 전한 감동의 중국 현지 공연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100년 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던 중국 상해에서 아리랑 선율이 울려 퍼지자 교포와 중국인분들도 모두 따라 불러주셨고 연주자들은 울컥해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부산 피아니스트 모임인 '벨라무지카' 강현아 단장은 그때의 떨림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13일 말했다.

벨라무지카는 지난달 3월 21일 중국 상해 한국문화원 아리랑 홀에서 감동의 피아노 무대를 펼쳤다.

이들의 공연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실시간 중계되며 23만명이 관람하는 큰 인기를 누렸다.

벨라무지카 단원들은 지난해 말부터 상해 공연을 추진했다.

이들은 고신대학교 음악학과 고은경 교수의 제자들이다.

석사 이상 현역 피아니스트와 유학파 등 9명으로 구성됐다.

강 단장은 "100년 전 조상들의 슬펐던 봄날을 현지에서 피아노 선율로 표현하고 싶었다"서 "상해 한국문화원에 공연 기획을 제안했고, 문화원에서 이를 선뜻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대관비를 제외하고는 항공권과 체류비용을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

강 단장은 "단원들 모두 '의미 있는 공연을 열겠다'는 생각뿐이라 돈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연 반응은 뜨거웠다.

1부는 봄을 주제로 한 클래식 공연으로 구성됐고 2부는 '조국'과 관련된 곡으로 채워졌다.

2부 첫 곡으로 임시정부 시절 애국가 음률로 많이 불리던 스코틀랜드 민요 'Auld Lang Syne'가 연주되자 객석에서 음을 따라 부르며 화답했다.

이 곡을 연주한 이성미 연주자는 "일제 치하를 겪은 우리 조상들의 아픔을 노래하는 것이라 중국 관객들이 공감해줄까 걱정했는데 객석의 반응을 보고 울컥했다"면서 "일제로 인해 아픔을 중국인들도 겪은 탓인지 우리 아픔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공연에는 삼일절 노래와 오빠 생각, 우리의 소원의 통일, 그리운 금강산 등의 노래가 이어졌다.

대미는 '아리랑'이 장식했고, 앙코르 요청에 '홀로 아리랑' 선율이 한 번 더 울려 펴졌다.



이은진 연주자는 "홀로 아리랑 연주 때는 모든 연주자가 감동해 눈물을 쏟아냈고 울컥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힘들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벨라무지카 공연은 3대 1의 경쟁률로 200석 객석이 가득 찼고, 중국 SNS로 실시간 공연이 전해지며 23만명이 본 것으로 기록됐다.

현지 언론사도 벨라무지카 공연을 보도했다.

벨라무지카는 공연이 끝난 뒤 상해 임시정부청사를 찾아 공연 수익금을 기부했다.

벨라무지카는 지금까지 4차례 정기 공연 중 첫 회 공연 수익을 아동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조성희 연주자 "구성원들의 나이가 다르고 각자 각자 개성도 뚜렷하지만, 연주에 대한 열정과 연주를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데는 한마음"이라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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