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자녀 정책'에 연기금 위기…"80년대생 은퇴前 기금 고갈"
사회과학원, 2035년 양로보호기금 바닥날 가능성 경고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의 국민연금 기금 격인 양로보험기금이 1980년대생이 은퇴하기 전인 2035년에 고갈될 수 있다고 중국사회과학원이 경고했다.
12일 제일재경과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시 근로자를 위한 기금이 2028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해 2035년이면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035년은 1980년대는 물론 1970년대 후반 출생자도 정년퇴직하기 전이다.
더 나아가 2050년에는 기금의 당기 잔액이 마이너스 11조3천억위안(약 1천9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에는 연금을 내는 2명이 퇴직자 1명을 부양한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연금 납부자 1명이 은퇴자 1명을 부양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과학원 보고서는 현재 인구 구조 때문에 양로기금에 점점 더 큰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2억4천9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8%다. 60세는 남성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다.
이는 중국이 1970년대 말부터 40년 가까이 펴온 '한 자녀 정책' 으로 인구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6년에 모든 부부가 자녀를 2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 신생아 수는 1천523만명으로 전년보다 약 200만명 감소해 1961년 이후 가장 적었다.
사회과학원은 중국 인구가 2029년 14억4천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나서 "인구 역성장의 시대"를 맞을 것이라며 출생률 하락과 기대수명 증가 속에 막대한 노령 인구를 부양할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양로보험기금 규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중국 정부는 오히려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감세와 비용 인하 정책의 하나로 5월부터 양로보험에서 기업이 부담하는 비율을 20%에서 16%로 낮춘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왕원링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 부이사장은 기금의 누적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기금의 투자를 촉진하고 기금 비축 규모를 늘리는 다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매일경제신문에 말했다.
그는 1997년 양로보험기금이 설립되기 전에는 기업 근로자들이 연금을 내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후대의 납부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남자 60세, 여자 55세인 정년퇴직 연령을 더 늦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류쉐즈 교통은행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인프라 프로젝트보다 연금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베이징에 사는 41세 엔지니어 양빈은 연금 부족 사태는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이 저축해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정부를 믿느니 우리 스스로 일찌감치 준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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