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 만난 佛입양한인 "여한이 없다"…친모 "날 닮았네"

입력 2019-04-12 10:37
생모 만난 佛입양한인 "여한이 없다"…친모 "날 닮았네"

셀린씨·매트래씨, 중앙입양원 도움으로 43년·36년 만에 상봉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프랑스에 입양됐던 한인 여성 2명이 최근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친모를 만났다.

뷔올트 셀린(한국명 이정미·44) 씨와 세실 매트래(한국명 김기영·36) 씨가 주인공이다. 셀린 씨는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매트래 씨는 같은 달 14일 대구에서 각각 43년, 36년 만에 생모와 상봉했다.

이들의 만남은 중앙입양원(원장 김원득)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셀린 씨는 "오랜 기다림 끝에 이렇게 만난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여한이 없다"고 소감을 털어놓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그의 생모는 "나를 빼닮았다"며 딸을 부둥켜안았다고 한다.

중앙입양원에 따르면 셀린 씨는 생후 1년만인 1976년 6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프랑스에 입양됐다. 2004년 모국을 처음 방문해 친부모를 찾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입양기관 등을 돌며 수소문했지만, 허사였다가 지난 2월 실마리를 잡았다.

중앙입양원을 통해 홀트아동복지회에 입양정보 공개 청구를 신청해 뜻밖에도 친모의 인적사항을 알 수 있었고, 어머니 역시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면서 극적으로 상봉할 수 있었다.

딸을 만난 생모는 "당시 나이 어린 미혼모로,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가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입양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처지였다"고 설명하면서 가슴을 쳤다고 한다.

매트래 씨는 어머니와의 상봉에서 "성장하면서 친부모를 원망한 적이 없다. 만나줘서 감사하다"고 덤덤하게 소감을 전했고, 그의 어머니는 "나와 언니를 빼닮았다. 누가 봐도 피붙이다. 찾아줘서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매트래 씨도 지난해 7월 친가족 찾기를 의뢰한 지 1년 만에 어머니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상봉에서 어머니가 "너를 낳았을 때 위로 5명의 언니가 있었고, 양육이 더는 힘든 상황이어서 입양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자 딸은 "입양 과정을 들으니 이젠 다 이해할 수 있다. 양부모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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