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단 군부 '중대발표' 예고…외신 "군부 쿠데타설"

입력 2019-04-11 16:12
아프리카 수단 군부 '중대발표' 예고…외신 "군부 쿠데타설"

30년 철권통치 바시르 대통령 퇴진 가능성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반정부 시위가 격화된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가 11일(현지시간) '중대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수단을 30년 동안 통치한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dpa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수단군은 현지방송을 통해 "수단군이 중요한 성명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르툼의 국방부 건물 주변에는 군병력이 배치됐고 국방부 주변에 모인 시위대는 "우리가 이겼다"며 환호했다.

로이터는 수단 군부가 쿠데타를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 알아라비야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바시르 대통령이 퇴진할 예정이고 전·현직 관리 여러 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수단에서는 작년 12월 19일 정부의 빵값 인상에 항의하는 집회가 벌어진 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4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시위대는 국방부 주변에 텐트를 치고 군인들에게 시위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수단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십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바시르 대통령은 1989년 쿠데타로 집권한 후 30년 동안 철권통치를 해온 독재자다.

특히 다르푸르 내전 사태를 주도한 인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다르푸르 내전은 2003년 다르푸르 지역 자치권을 요구하는 반군과 정부 간 무력 충돌에서 시작했고 이로 인해 사망자 30만명과 난민 200만명이 발생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09년과 2010년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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