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상처"…다문화 인식개선하려면?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 전한 시민들의 아이디어
(서울=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흑×, 짱×, 쪽××, 베트×, 바퀴××…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같은 인종차별적인 단어를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신금호)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사장 김혜영)이 지난 1분기 다누리배움터 '다누리 마이크'에 일상 속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과 차별 사례, 다문화 인식개선 분야 우수 아이디어를 남겨준 신 씨 등 3명을 선정하고 11일 그 사례를 공개했다.
신 씨는 "최근 한 콘텐츠에서 한국 사람들이 흑인의 월등한 음악과 몸놀림에 감탄하면서 표현한 '흑×'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들려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사람은 동남아 사람을 무시하는 인종차별적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다문화가정 차별 사례를 적었다.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는 김태은 씨는 다문화 인식개선을 위해 공익광고와 세계음식 체험, 세계시민교육 아카데미 운영 등을 제안해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됐다.
그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도은아(한국 이름) 씨의 일상을 다룬 '내 이름은 도은아 입니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며 "결혼이민자가 사회의 한 일원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공익광고에 지속적으로 노출하면 다문화 인식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교에서 일주일 혹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외국 음식 먹어보기를 하고, 중등학교 조리실습실에서는 외국 음식을 만들 때 왜 이런 재료들이 사용되고 우리 입맛에는 잘 맞는지 등에 관해 이야기하면 학생들의 인식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문화가정이나 결혼 이주자들이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와 혜택만 누리고 있다는 편견과 관련해 김근태 씨는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병영체험 프로그램 운용을 제안해 우수 아이디어로 뽑혔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국방의 의무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런 병영체험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입대에 대한 두려움이나 편견을 극복할 수 있고, 국민이나 군인들은 희생과 의무를 다하려는 다문화가정과 그 아이들을 보면서 오해와 편견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또 "이런 모습을 유튜브나 방송을 통해 홍보하고 다큐멘터리로 영상을 만들어 홍보하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적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관계자는 "다문화 인식개선을 위해 분기마다 우수 아이디어 제공자를 선정하고 있다"며 "우수 사례는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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