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 등 1천여명, 13일 美서 태극기들고 시가행진

입력 2019-04-11 09:37
독립운동가 후손 등 1천여명, 13일 美서 태극기들고 시가행진

'제1차 한인회의' 재현행사, 당시 회의장소 필라델피아 리틀극장서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100년 전 미국에서 한국 독립의 열망과 독립국가 건설의 방향을 전 세계에 선포했던 '제1차 한인회의'를 재현하는 행사가 미국 현지에서 거행된다.

국가보훈처는 현지시각으로 12∼14일 사흘간 제1차 한인회의가 열렸던 미국 필라델피아 리틀극장에서 다양한 재현행사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1919년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제1차 한인회의는 국내에서 일어난 3·1운동 소식이 미주지역까지 퍼지자, 서재필·이승만·정한경 등 한인 지도자들이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개최한 결의 행사이다. 한인 동포 150여 명 외에 플로이드 윌리엄스 톰킨스 목사, 셀던 파머 스펜서 상원의원 등 미국인도 참여했다.

'미국에서의 3·1운동'으로 불리는 당시 회의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미국 정부와 국민, 파리 강화회의, 일본 지식인 등을 대상으로 한국 독립 의지를 알리는 5개 결의안을 채택하고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다.

이 회의는 이후 한국통신부 설립, 한국친우회 결성 등의 단초를 제공함으로써 미주지역에서 조직적인 독립운동이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12일 개막행사는 100년 전 제1차 한인회의가 개최된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필라델피아 리틀극장(현 Plays and Players)에서 열리며, 독립유공자 후손과 한인 동포 등 250여 명이 참석한다.

20년 만에 미 연방 하원에 진출한 한국계 앤디 김(Andy Kim) 의원이 기조연설을 한다.

1919년 당시의 5개 결의안 중 독립국가 건설의 방향을 제시한 '한국인의 목표와 열망' 결의안 낭독도 이어진다.

13일에는 리틀극장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후 독립운동가 후손, 한인 동포 등 1천여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미국 독립기념관까지 약 2㎞ 구간을 시가행진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서재필과 한국친우회를 결성한 톰킨스 목사가 한국 독립문제 논의를 위한 집회를 열었던 성삼위 교회(Holy Trinity Church)에서 우리 민족의 독립정신을 담은 기념 평화음악회 등 한인 동포대축제도 열린다.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필라델피아 예술대학에서 '한미 친선의 밤' 문화행사가 개최된다.

보훈처 관계자는 "이번 재현 행사를 통해 재미 한인동포들이 우리 민족의 자주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해외에서의 독립운동 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펜실베이니아주 상·하원 의회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 동안을 '제1차 한인회의의 날'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미국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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