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치권에 기준금리 인하압박 확대…펜스 부통령 가세

입력 2019-04-11 09:28
美정치권에 기준금리 인하압박 확대…펜스 부통령 가세

"3% 성장은 출발점일 뿐" 트럼프노믹스 위한 통화정책 촉구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려가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펜스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를 낙관하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론을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어제 나온 소비자 지표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경제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진행자가 "사람들은 다음 경기둔화에 대비할 마른 화약(실탄)이 없다는 얘기를 하는데 왜 또다시 금리를 인하하려 하느냐"고 물은 데 따른 답변이었다.

미국 내에서는 연준이 호황 때 기준금리를 올려 불황 때 경기를 떠받칠 실탄으로 쓸 수 있는 금리 인하 역량을 비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미국 노동부는 올해 3월까지 12개월 동안 미국 소비자물가가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소폭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물가상승을 통화정책 결정의 주요 근거로 사용한다. 노동부 통계와 다른 지표를 추적하는데 거기에서도 물가상승률은 2%에 미달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의 폭발적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행정부로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털어놓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이제 겨우 성장을 시작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매일 경쟁하는 세계 각국을 둘러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연간 경제성장률)의 출발점이 3%라고 진정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이 작년에 강행한 4차례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이 잘못된 선택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끊임없이 비난해왔다.

최근에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억제되고 주가가 치솟지 못했으며 정부 재정적자까지 늘었다며 연준 정책이 미국 경제에 파괴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연준이 즉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 상원의 마이크 크레이포(공화·아이다호) 은행위원장도 지난 9일 "현 수준의 금리가 경기를 다소 과하게 위축시킨다"면서 "개인적으론 금리가 약간 내려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은 기준금리를 오래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회의록을 보면 대다수 위원이 이런 정책 기조를 보였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경제여건에 따라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연준은 작년까지만 해도 긴축기조를 띠다가 글로벌 경기 둔화나 침체가 미국에 미칠 여파 등을 지켜봐야 한다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함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의 독립성이 위협을 받는다고 추세를 진단했다.

피치는 누적된 재정적자로 재정정책에서 한계를 느낀 각국 정부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지원을 받기를 기대하고 압박을 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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