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클 효과'…英 왕자비가 입은 호주 의류브랜드 폭풍 성장

입력 2019-04-11 09:54
수정 2019-04-11 10:09
'마클 효과'…英 왕자비가 입은 호주 의류브랜드 폭풍 성장

작년 10월 호주 방문 때 착용한 스키니진 매출 30배 늘어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메건 마클 효과' 덕분에 호주 패션 기업 '아웃랜드 데님'(Outland Denim)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



호주 전국 일간지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지난 10일 지난해 10월 해리 왕자와 함께 호주를 방문한 메건 마클 왕자비가 아웃랜드 데님의 '해리즈 하이-라이즈 스키니진'을 즐겨 입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된 이후 전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때부터 '메건 마클 효과'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단 2주 만에 마클 왕자비가 입었던 스키니진 매출이 30배 이상 증가해 재고가 완전히 소진됐고, 무려 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데도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주문이 세계 각국에서 밀려들었다.

급증하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아웃랜드 데님은 캄보디아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수를 46명에서 120명으로 3배 가까이 늘렸다. 호주 양대 백화점인 데이비드 존스와 마이어는 아웃랜드 데님에 대해 입점 기준을 낮추는 특혜를 제공하기도 했다.

아웃랜드 데님은 호주 퀸즐랜드 출신 사업가 제임스 바틀러가 2016년 창업한 패션 브랜드로, 지속가능한 윤리적 패션(ethical fashion)을 지향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캄보디아 빈곤층 여성들에게 고급 데님 재봉 기술을 가르쳐 성매매 등의 유혹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생계를 이어가도록 돕고 있다.

결혼 전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던 마클 왕자비가 지난해 10월 남태평양 순방 때 아웃랜드 데님의 블랙 스키니진을 5번이나 착용한 것은 윤리적 패션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바틀러 대표는 "'메건 마클 효과'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엄청난 기회를 주었다. 그녀는 우리가 에티컬 패션을 통해 싸우고 있는 인신매매, 노예노동, 환경 등의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며 감사를 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침례교 세계 원조 오스트레일리아'(Baptist World Aid Australia)가 최근 발표한 '2019 에티컬 패션 리포트'에서 아웃랜드 데님은 양성평등, 노동조건, 구매행태 등 모든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또한,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에 공헌한 것이 인정돼 유엔 글로벌 SDG 민간 패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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