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1년…노동자 3명 중 1명 "회식 문화 달라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한국 사회에서 '미투' 운동이 벌어진 지 1년여가 지난 지금, 회식을 포함한 직장 문화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0일 발표한 조합원 의식조사결과에 따르면 미투 운동에 따른 지난 1년 동안의 직장 문화 변화에 관해 '성적인 농담이나 여성 비하적 언행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52.0%에 달했다.
'회사 경영진(관리자)이 성폭력 예방에 관심을 갖게 됐다'(38.7%), '성희롱 예방 교육이 강화됐다'(36.7%), '남성 노동자들이 성폭력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34.2%), '회식이 줄거나 회식 문화가 달라졌다'(34.2%), '여성 노동자들이 성폭력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28.8%)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는 중복 응답을 허용했다.
다만 미투 운동의 여파로 직장 문화가 부정적으로 바뀐 면이 있다고 답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회식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경우가 늘었다'(14.5%), '업무에서 여성과 함께 일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늘었다'(10.4%),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늘었다'(6.3%), '채용에서 여성을 기피하는 경우가 늘었다'(5.3%) 등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펜스 룰'로 알려진, 회식이나 업무에서 여성을 배제하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실제로 일터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설문조사는 민주노총의 13개 가맹 조직, 380개 사업장 소속 간부 조합원 409명을 대상으로 올 1∼3월 진행됐다.
지난 1년 동안 사업장에서 성폭력 피해 경험에 대한 고발이나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있다'는 응답도 24.0%에 달했다.
성폭력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많았다. '가해자 처벌이 잘못됐다'는 응답은 24.7%나 됐고 '피해자 보호·지원이 잘못됐다'(23.2%), '2차 피해 예방이 잘못됐다'(21.6%)는 답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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