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가족 재산급증 논란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자녀의 재산이 10년 만에 최고 518% 급증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탐사보도 센터(PCIJ)는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과 딸인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시장, 아들인 파올로 두테르테 전 다바오시 부시장이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공직에 있으면서도 재산이 급증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6월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 오랜 기간 자녀와 다바오시의 시장과 부시장직을 번갈아 맡았다.
PCIJ가 두테르테 대통령의 재산등록 내용을 분석한 결과, 두테르테 대통령의 재산은 2007년 969만 페소(약 2억1천만원)에서 2017년 2천854만 페소(약 6억2천만원)로 1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라의 재산은 725만 페소(약 1억6천만원)에서 4천483만 페소(약 9억8천만원)로 518% 급증했다.
마약밀수 연루설에 휩싸여 2017년 12월 다바오시 부시장직을 사퇴한 파올로의 재산도 같은 기간 834만 페소(약 1억8천만원)에서 2천774만 페소(약 6억1천만원)로 늘었다.
PCIJ는 또 두테르테 대통령과 자녀가 등록하지 않은 주식과 법률회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는 어머니의 재산을 상속받았고, 아이들의 재산 증가는 로펌 등으로부터 받은 수입에 따른 것"이라며 "정치와 관계없이 돈을 번 것은 다른 사람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살바도르 파넬로 대통령궁 대변인도 지난 8일 "재산을 등록하지 않는 게 문제지, 재산등록을 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거들었다.
그러자 마리아 루르데스 세레노 전 대법원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가족의 재산급증에 관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면서 "대통령 가족이 마약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는 설명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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