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존 볼턴은 인디언 죽인 백인기병대장 같은 사람"
(익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9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인디언을 죽여놓고도 양심의 가책이 전혀 없는 백인기병대장 같은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날 전북 익산시 원광대 프라임관에서 '남북미 정상회담 의의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를 주제로 특강을 하며 지난달 한 자신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달 초 민주평화국민연대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볼턴 보좌관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2000년대 국무부 차관을 지낸 존 볼턴은 '북한이 의심스럽다', '북한이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 '자백하라'고 압박했고 경수로 공사를 중단시킨 인물"이라며 "그 후 북한이 본격적인 공격에 나섰다"고 존 볼턴 보좌관을 남북 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평가했다.
정 이사장은 "통일은 분명히 돈이 들어가지만 대신 분단비용이 안 들어간다"며 "세계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통일되면 영국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G5, G6의 경제 대국이 된다고 평가한다"며 '통일 한국'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통일은 정권끼리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게 아니라 남북의 민심이 연결되는 것"이라며 "통일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만큼 통일이 되면 일자리가 무척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6·25 전쟁 직후 남한 사회에 미국의 구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그때는 (미국이) 괜찮았는데 지금은 잘못한다"며 "어려울 때 (한국을) 도와줬다고 좀 생색으로 내고 싶어하고 고압적으로 나오고 있다. 어떨 때는 찍어누르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정부로까지 통일부 장관을 연임한 데 대해 자신이 '미국에 할 말 하는 관료'라고 해석했다.
정 이사장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었는데 노 전 대통령은 나를 통일부 장관에 연임시켰다"며 "노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보니까 국무위원 중에 나를 미국에서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에다가 먹을 것을 넣어주는 게 평화"라며 적극적인 대북지원을 기대했다.
특강을 진행한 이재봉 원광대 교수가 대북특사로 정 이사장이 거론된다고 말하자 그는 "대북특사는 행정적인 책임을 가지고 가야 한다"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서훈 국정원장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관료들이 안 믿었다"며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 관료들은 매너리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방식대로 풀려고 톱다운 방식을 추진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sollens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