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데뷔전서 '반짝'…여자축구 신성 강채림, 월드컵이 보인다

입력 2019-04-09 21:06
A매치 데뷔전서 '반짝'…여자축구 신성 강채림, 월드컵이 보인다

"관중 보니 국가대표된 것 실감…월드컵 간다면 자신있게 해 볼래요"



(춘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막을 두 달 앞두고 한국 여자 대표팀에 당찬 신인이 '꿈의 무대'를 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인천 현대제철의 지명을 받아 WK리그 데뷔를 앞둔 강채림(21)은 9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A매치 데뷔전에 나섰다.

아이슬란드와의 2연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윤덕여 감독의 선택을 받아 성인 대표팀에 합류했고, 이날 첫 경기에 출전했다.

"기술적으로 능력이 좋고 영리한 선수"라던 윤 감독의 기대대로 강채림은 초반부터 드리블 돌파와 크로스 등을 선보이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국이 선제골을 허용한 뒤 끌려다니던 전반 28분엔 감각적인 패스로 지소연(첼시)의 동점 골을 어시스트해 첫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했다.

여민지(수원도시공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안으로 쇄도하는 지소연에게 절묘하게 흘려줘 귀중한 골의 발판을 놨다.

기술은 물론 스피드에 강점이 있는 그는 이금민(경주 한수원), 문미라(수원도시공사), 여민지 등 공격진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기회를 만들어 내는 등 자신의 기량을 펼쳐 보였다.

만 17세이던 2015년 19세 이하(U-19) 대표팀에 발탁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 온 그는 선수층이 얇아 변화를 크게 주기 어려운 여자 대표팀에 희망을 안겼다.

측면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자원이라는 점도 매력적인 만큼 최종 엔트리 발탁 가능성도 작지 않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강채림은 "데뷔전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믿어주셨고, 언니들도 많이 도와주셔서 쉽게 적응했다"면서 "이 기회로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시스트 장면에 대해선 "원래는 제가 직접 슈팅하려고 드리블을 했는데, 소연언니가 보여 패스를 했다. 언니가 골로 잘 연결해주셨다"며 공을 돌렸다.

북유럽 팀인 아이슬란드와 맞붙으면서는 "피지컬이 우월하지만, 좀 더 가다듬으면 이길 수 있다고 느꼈다"면서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아이슬란드와의 2연전에 몰린 관중을 보며 진짜 국가대표가 됐다는 걸 실감했다는 강채림은 월드컵 출전의 꿈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그는 "저에게 선택권이 없지만, 좋게 봐주셨다면 갈 수 있지 않을까"라면서 "체력도 자신 있다. 간다면 자신 있게 해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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