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환갑 잔치'…축하와 당부 교차(종합)
국립중앙과학관서 창립 60주년 기념식…"소통하며 상생해야" 조언도
성과 전시회 함께 개최…국제 심포지엄·토론회 이어져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맞춰 체질 개선을 요구받는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KAERI)이 '환갑잔치'에서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원자력연은 9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 홀에서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허태정 대전시장,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시민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국가 산업발전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원자력 기술 성과를 높이 사며 박원석 원장을 비롯한 연구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전체적으로는 그러나 마냥 축하의 말만 전하는 의례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른바 '탈원전' 기조와 더불어 원자력연 안전 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 때문에 당부와 부탁에 큰 방점이 찍혔다.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 '소통하는 동반자로서 상생의 역사를 걷기를 바란다'는 뼈 있는 조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박원석 원장은 "우리나라 원자력의 모든 건 원자력연구원에서 싹을 틔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국민 여러분과 함께 연구원의 미래를 고민하고 마음가짐을 다잡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원자력연은 아울러 60주년 주제 영상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약속'을 통해 "안전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위한 원자력 기술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일각에선 총리와 장관 등 주요 관계자의 행사 불참과 훈·포장 등 표창 건수가 적은 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원자력계를 홀대하는 방증'이라고 문제 삼기도 했다.
원자력연 측은 이에 대해 "50주년 기념식 때 훈·포장은 있었으나, 당시 총리도 행사 참석을 하지는 못했다"며 "10년 전에 원자력 반세기를 돌아보며 개최한 특별한 기념식에서 40점의 포상이 있었는데, 이와 혼동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규모 같은 경우도 10년 전 기념식(당시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참석)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문미옥 차관 역시 공로자 10명에 대한 표창 시상 후 예정에 없이 마이크를 잡고 "(10년 전과) 행사 성격이 다르다"며 관련 논란을 재차 진화하고 나섰다.
행사장 밖에서는 시민단체에서 원자력연구원 해체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원자력연은 원자력 미래를 예측해 보는 토론회를 이날 함께 준비했다.
이 자리에서 안두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60년 원자력연구개발 경제효과 분석 주제 발표를 통해 "직접 투자 효과만 봐도 1959년 연구원 설립 이후 투자 대비 경제효과는 15.9배"라고 설명했다.
한도희 IAEA 원자력발전국장은 "원자력 에너지는 신기후체제 아래 탄소 저감과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한 주요한 에너지원"이라며 "다만,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혁신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과학의 달과 연계한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2019 국제 하나로 심포지엄(10∼12일), 주한 외교사절단 초청 원자력 친선의 날(25일), 원자력안전을 위한 열린 토론회(30일) 등이 잇따라 진행된다.
원자력연은 또 창립 60주년 기념 특별 성과 전시회(∼5월 31일·국립중앙과학관 미래기술관)를 마련했다.
8개 전시관을 구성해 원자력 기술을 소개하는 한편 일상생활에 녹아 있는 과학기술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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