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립에 정국 '시계 제로'…"민생국회 협조" vs "조국 경질"

입력 2019-04-09 11:17
여야 대립에 정국 '시계 제로'…"민생국회 협조" vs "조국 경질"

민주 "한국, 4월 국회까지 파장 몰아선 안돼"…의사일정 협조 촉구

한국, 청와대 앞에서 의총…'정부 공세·책임있는 야당' 투트랙 기조

4월 국회 일정 합의 없이 공방만…여야 5당 원내대표 중국행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여야가 4월 임시국회 초반 쟁점 현안을 놓고 강하게 부딪히면서 정국이 안갯속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임명 강행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등을 둘러싼 갈등 격화에 여야 대치 전선이 더욱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이 청와대 계약직 직원을 가사에 동원했다는 의혹,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주식을 소유한 건설사의 재판을 담당했다는 논란 등 공방 소재가 더해졌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9일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청와대가 인사검증에 실패했다며 '조국 사퇴론'을 재차 부각하며 총공세에 나섰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쟁용 공세를 중단하고 4월 국회에서의 민생·개혁법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맞섰다.

사실상 무승부로 끝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정국 주도권 경쟁이 더욱 달아오르면서 여야 공방이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기선제압 경쟁이기도 하다.

여야 4당(한국당 제외)이 추진하는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논의 교착과 보선 후 수면 위로 떠오른 야당발(發) 정계개편론, 교섭단체 구성을 둘러싼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이견 등도 정국의 시계(視界)를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



여야는 4월 국회 둘째 날인 이날 의사일정 합의 없이 공방만 이어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박영선·김연철 장관 임명 이후 청와대 인사검증 실패론을 재차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한국당은 특히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자신과 남편이 13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한 건설사의 재판을 회피 없이 끝까지 맡았다는 보도를 부각하며 청와대의 부실검증 책임을 따져 물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부실하다 못해 이제 포기하다시피 한 것이 (청와대의) 인사검증"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과하고 조국 민정수석을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조 수석은 인사검증에 있어서 철저하게 무능함을 보여줬다"며 "사정기관만 담당하도록 보직으로 바꿔서라도 조 수석을 인사검증 업무에서 손 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특히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개최한 비상 의총에서 장관 인사 부실검증,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 주 경호처장의 직원 가사 동원 의혹 등을 지적하며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시급한 현안이 쌓인 가운데 한국당이 의사일정에 협조하지 않아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국회에는 산불 후속 대책, 포항지진 대책 등 시급한 현안이 있고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도 많이 쌓여 있다"며 "한국당은 4월 국회까지 파장으로 몰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여권이 추진하는 '미세먼지·경기 선제대응'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재해 추경'만 분리해 처리하자는 한국당의 주장을 거론하며 "추경의 의의와 목적 그리고 시급한 경제 민생상황과 동떨어진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쟁점 현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전날 문을 연 4월 국회가 '빈손'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오는 상황이다.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전날 회동에서 개회식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헤어졌고, 이후 일정 협상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다만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임시정부·임시의정원 수립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 등을 위해 오는 10∼13일 중국을 함께 방문하는 만큼 이 기간 자연스럽게 여야 간 입장 조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단 한국당은 대여 공세 수위를 높여 가는 와중에서도 일정 보이콧 카드는 검토하지 않아 4월 국회 파행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4월 국회에서 정부에 대한 책임은 묻되, 야당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투트랙 기조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4월 국회 일정에 합의하더라도 실속있는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쟁점 법안들을 놓고 여야 대립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과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 선거제 개혁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유치원 3법, 택시업계 지원법 등이 4월 국회의 쟁점 법안들이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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