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천명 목숨 앗아간 동일본대지진 징후, 300년 전에 있었다"

입력 2019-04-08 12:52
"1만6천명 목숨 앗아간 동일본대지진 징후, 300년 전에 있었다"

교토대 연구팀 "대지진 징후인 지면 침하 지속"…"홋카이도 비슷" 경고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지난 2011년 1만6천명 가까운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동일본대지진의 징후가 이미 300년 전에 나타났었다는 분석 결과가 일본에서 나왔다.

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교토(京都)대 등 연구팀은 동일본대지진 발생 전 600년간의 지각, 암반 변화를 컴퓨터로 계산한 결과를 담은 논문을 영국 과학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계산 결과 동일본대지진 발생 지역에서는 300년 전 지면이 가라앉기 시작한 뒤의 침하가 가속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

지면 침하는 거대 지진의 징조 중 하나로 꼽힌다. 대지진이 일어난 도호쿠(東北)지방 연안에서는 600년 주기로 거대 지진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 지진이 일어난 후 지면은 서서히 융기하지만 300~400년가량이 지나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하고 이후 침하 속도가 가속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지역 육지 쪽 암반이 바다 쪽 암반에 휩쓸려 들어가며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동일본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미야기(宮城)현 오시카(牡鹿)반도 동남쪽 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지진이다. 목숨을 잃은 사람은 지난달 1일 기준 1만5천897명이며 2천533명이 행방불명 상태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 결과를 내놓으며 비슷한 움직임이 일본 북부 홋카이도(北海道)의 동부 지역에 있다면서 거대 지진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지면 침하가 홋카이도 동부에서도 100년 전부터 관측되고 있다"며 "홋카이도 동부 앞바다인 지시마(千島)해구에서 거대 지진이 일어날 위험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위원회는 지질조사 등을 통해 홋카이도 동부 앞바다에 규모 8.8 이상의 거대 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이 7~40%인 것으로 보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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