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로힝야 사태 이어 미얀마와 영토 갈등
20여년 만에 '미얀마 영토 표기' 세인트마틴섬에 군대 파견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방글라데시와 미얀마가 로힝야족 사태에 이어 영토 갈등까지 겪으며 관계가 더 소원해 지고 있다.
8일 AFP 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미얀마와 국경에 인접한 남부 세인트마틴섬으로 중무장한 국경수비대를 파견했다.
방글라데시가 이 섬에 무장 병력을 보낸 것은 약 20년 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세인트마틴섬은 벵골만에 있는 작은 섬으로, 종종 양국 간 외교 분쟁의 대상이 돼왔다.
국경수비대의 사커 무함마드 라흐만 중령은 통신에 "지난 1997년 이후로 우리 군이 이 섬에 배치된 것은 처음"이라며 "20년이 지난 지금 군대를 파견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병력 파견은 미얀마 내에서 발행된 지도 일부에서 세인트마틴섬이 미얀마 영토로 표기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방글라데시 주재 미얀마 대사를 초치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미얀마 정부 웹사이트에 세인트마틴섬이 미얀마 영토로 표시돼 방글라데시 정부가 자국 주재 미얀마 대사를 불러들여 항의한 바 있다.
양 국간 관계는 미얀마군이 지난 2007년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라카인주에서 무슬림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대량 학살을 자행한 뒤 틀어졌다.
로힝야족 약 74만 명이 국경을 넘어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방글라데시로 도피했고,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후 미얀마군의 대량 학살을 비판하면서 난민을 미얀마로 데려갈 것을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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