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반쪽 최고위' 개최…지도부 총사퇴 놓고 내홍 극심
7명 최고위 멤버 중 5명 불참…손학규·김관영만 참석
바른정당 출신 3명, 지도부 총사퇴 요구…"앞으로도 최고위원회의 불참"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김연정 기자 = 8일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4·3 보궐선거 참패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당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최고위원회의를 구성하고 있는 당 지도부 7명 중에서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제외한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과 권은희(광주 광산을) 정책위의장이 등 5명이 대거 불참한 것이다.
다만 바른정당 출신의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해 회의에 불참한 반면, 국민의당 출신의 김수민 최고위원과 권은희 정책위의장은 당내 내홍과는 무관하게 개인적인 사유로 회의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당내 상황을 의식한 듯 "오늘 최고위원들이 많이 못 나오셨다"며 "당내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들, 당원들이 다음 선거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지만, 다음 총선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권여당의 노조 세력과 제1야당의 공안 세력은 다음 총선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라며 "여야 균열 속에 중도세력의 입지가 확대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대 양당의 기득권 체제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층이 실제로 두텁게 존재한다. 민심은 변하고 있다"며 "중간지대, 중도세력의 확대로 우리가 새로운 주력군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당내 '지도부 총사퇴' 요구와 관련해 "지금 그만두면 누가 당 대표를 하나.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기다렸다는 듯이 '저놈 바꿔라' 하는 것은 어림 없는 소리"라며 "당세를 모아 한국당과 다시 통합한다는 말이 있는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청문회는 왜 했나.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면서 어떻게 정국을 이끌어가나"라고 비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4월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민주노총의 과격한 행동을 한다면 국민들이 역대 정권 중에서 노조와 가장 친화적인 정부라고 할 수 있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노총을 외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마치고 곧바로 비공개회의로 전환했다.
그러나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 총사퇴' 요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내홍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들은 앞으로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 출신의 한 최고위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오늘부터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기로 했다"며 "현 지도체제로는 바른미래당의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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