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시설 촬영 드론 꼼짝마'…軍, 포렌식 수사체계 구축

입력 2019-04-08 10:09
수정 2019-04-08 10:18
'군사시설 촬영 드론 꼼짝마'…軍, 포렌식 수사체계 구축

최근 '수사용 드론'도 도입해 현장 감식용으로 운용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상용 드론으로 군사시설을 불법 또는 무단 촬영할 경우 그 영상을 분석해 범죄 혐의를 가려내는 포렌식 수사체계가 구축됐다.

육군 중앙수사단(아하 중수단)은 8일 상용 드론을 활용한 범죄 사건·사고 조사와 원인 규명을 위한 '상용 드론 포렌식 분석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는 새 디지털 매체 증거 수집 및 분석체계로 평가된다.

중수단 과학수사센터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발생 가능한 새로운 범죄 양상에 대응하고 다양한 과학기술을 활용한 수사방안을 모색하던 중 2017년 10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발주한 소프트웨어(SW) 융합 클러스터 연구사업에 '드론 포렌식 분석체계' 개발을 과제로 제출했다.

이 개발 안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4차 산업혁명 전문가와 교수에 의한 심의를 거쳐 2억5천만원 규모의 연구개발 사업으로 선정됐다. 이에 육군은 항공 공학 및 디지털포렌식 전문업체와 협력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연구개발을 거쳐 지난달 상용 드론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분석체계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입된 '드론 포렌식 분석체계'는 상업용 드론이 촬영한 영상자료를 추출해 위치 정보, 고도, 속도 등 비행 정보와 드론 운영 로그 기록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육군은 "이 기법은 앞으로 상용 드론으로 군사시설을 침해·촬영하는 범죄, 상용 드론을 이용해 몰래카메라를 촬영하는 군인의 범죄 등 드론과 관련한 신종 범죄 수사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수단 과학수사센터의 디지털포렌식팀에서는 육군의 드론봇 전투체계와 연계해 '군용 드론 포렌식 분석체계'도 내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육군은 첨단·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고자 '수사용 드론'을 지난달 22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현장감식용으로 운용하는 수사용 드론은 드론기체, 지상관제장치(GCS), 조정기 등으로 구성됐다. 운용반경은 3㎞, 영상 실시간 전송저장, 자동복귀 기능, 암호화 통신 기능 등을 갖췄다. 드론 조종 자격을 보유한 전문가에 의해 사건· 사고 현장에서 운용된다.

육군은 "수사용 드론은 한국 암호모듈 인증제도(KCMVP)로 검증된 암호 장비를 탑재해 외부로부터의 해킹, 재밍을 차단할 수 있어 수사보안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HD급 고화질 영상과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현장 감식 수사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범위한 사고 현장 조망, 추락사고 현장 촬영, 수사관의 접근이 제한되는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증거 수집과 수사 단서 획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중수단 과학수사센터장 정지섭 중령(40)은 "4차 산업혁명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기술은 수사 환경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대응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며 "육군 헌병은 수사용 드론과 드론분석체계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과학수사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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