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미국이 테러조직 지정하면 상응조처"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의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총사령관은 미국이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7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자파리 사령관은 "미국이 그런 어리석은 움직임(테러조직 지정)으로 이란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다면 우리는 이슬람 통치 체제의 정책에 기반을 둔 상응한 조처를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면 미군은 중동에서 더는 평화와 안정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5일 익명의 관계자 3명을 인용, 8일 미 정부가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이 외국의 정규군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 행정부는 혁명수비대 핵심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등 개인과 이 조직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법인을 테러리즘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혁명수비대 자체는 예외였다.
한 국가의 정규군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하는 것은 그 정권의 합법성까지 부정한다는 의미다.
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친미 왕정을 축출한 혁명정부의 헌법에 따라 탄생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혁명수비대의 규모가 12만5천명이며 이란 내 건설, 인프라 사업, 구호 활동 분야에서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란 경제의 70% 정도를 혁명수비대가 통제하고, 행정부 이상의 정치적 영향력을 보유했다고 본다. 혁명수비대의 통수권자는 최고지도자다.
혁명수비대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를 지휘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큰 역할을 했고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
미국이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다는 보도에 이란 의회 의원 255명은 7일 낸 성명에서 "중동에 테러조직을 설립하고 지원한 배후인 미국 지도자들이 그런 우둔한 행태를 후회하도록 상응 조처를 긴급히 단행해야 한다"고 정부와 군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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