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잔인한 식목일?' 10년간 두 차례 제외하고 해마다 산불
2015·2018년 제외한 매년 식목일 전후 4∼6일 산불…642.26㏊ 잿더미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원 동해안 산불로 축구장 741개 면적의 산림 530㏊가 잿더미가 된 가운데 전국에서는 최근 10년간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고 해마다 식목일을 전후해 산불이 발생했다.
7일 산림청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청명·한식·식목일을 전후한 4∼6일 사흘간 산불이 발생하지 않은 해는 2015년과 2018년 단 두 차례다.
이 두 해를 제외하고 매년 식목일 전후로 산불이 나 642.26㏊ 산림이 탔다.
축구장 899개 면적에 달하는 규모 산림이 식목일 전후로 잿더미가 된 셈이다.
올해도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강원 동해안을 포함해 전국에서 38건의 산불이 나 548.75㏊를 태웠다.
'잔인한 4월'이라는 문구처럼 '잔인한 식목일'이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다.
이번 강원산불처럼 동해안은 유독 4월 초에 대형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이른바 동해안 특유의 국지적 강풍인 '양간지풍' 또는 '양강지풍'이 이 시기에 불기 때문이다.
바싹 마른 대지에 초속 20m 안팎 강풍이 불면 작은 불씨라도 대형산불로 이어지기 일쑤다.
식목일 전후로 발생한 대형산불은 2005년 천년고찰 낙산사를 잿더미로 만든 양양산불이 대표적이다.
이번 산불과 발생 날짜가 4월 4일로 같은 당시 양양산불도 초속 10∼20m, 순간 최대풍속 32m의 강풍이 불어 야간 헬기를 투입하지 못한 채 급속도로 해안까지 번져 천년고찰 낙산사를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강원도 동해안 산불방지센터 관계자는 "청명·한식·식목일이 주말 연휴와 맞물리다 보니 상춘객, 등산객이 많아 입산자 실화 등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한다"며 "해마다 이 시기에 산불 예방을 위해 총력 대응하고 있으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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