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한 통 받는 사이 네댓 통 '따르릉'…"돕고 싶다" 쇄도

입력 2019-04-07 16:17
[강원산불] 한 통 받는 사이 네댓 통 '따르릉'…"돕고 싶다" 쇄도

전국서 구호 물품 답지·성금 66억원 훌쩍…주민 심리 치료도 활발



(고성·속초=연합뉴스) 홍창진 박영서 기자 = 생수, 휴지, 라면, 기저귀, 통조림, 수건, 옷, 담요, 보조배터리, 상비약, 초코바, 마스크, 핫팩, 전투식량.

강원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구호 물품이 쏟아지고 있다.

7일 아침부터 강원 고성군 토성면 행정복지센터는 직원들이 구호 물품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분류가 힘들 정도로 산더미처럼 쌓인 구호 물품 앞에서 직원들은 할 말을 잃었다.

"구호 물품 보내고 싶으시다고요? 행정복지센터 주소 알려드릴 테니 여기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아 네네. 잠시만요. 다른 전화가 걸려와서…"

한쪽에서는 전화를 받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구호 물품 또는 성금을 보내고 싶다는 전화가 쇄도하면서 거의 '콜센터 직원'이 되어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전화 한 통을 받는 동안 네댓통의 부재중 전화가 쌓이고 있다"며 "평생 받을 전화를 다 받는 것 같다"고 웃었다.

산불이 발생한 지난 4일 밤부터 나흘 동안 이곳에 도착한 생필품과 식료품만 3만4천여개.

여기에 구호 세트 580여개, 구호 키트 600개, 이불·침낭 40개, 담요 1천400개 등 이재민들에게 나눠주기가 무서울 정도로 구호 물품이 답지했다.

대부분 우편이나 택배로 들어오지만, 자원봉사 겸 피해지역을 찾아 전달하는 사람도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모인 성금은 66억원을 넘어섰다.

피해 주민들에게 지원한 구호 세트·구호 키트·구호 텐트·칸막이·이불과 침낭·담요·생필품·식료품 등 개수는 12만1천279개에 달한다.



기업·기관·단체는 성금, 구호 물품, 자원봉사 등 각기 다른 방법으로 이재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다.

재난 심리 회복을 위한 상담 활동도 활발하다.

상담활동가 34명은 쉴 새 없이 주민들을 만나 '산불 트라우마'를 지워내는 데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강원도와 각 시·군은 관계기관과 협의해 이재민 불편사항 최소화를 위해 요구사항을 파악해 맞춤형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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