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美도 주목한 태국 군부의 '반군부 세력 샛별' 옭아매기

입력 2019-04-07 12:28
유엔·美도 주목한 태국 군부의 '반군부 세력 샛별' 옭아매기

퓨처포워드 타나톤 대표 '폭동선동 혐의' 경찰 조사에 대거 참관

정국 향배 '가늠자' 판단한듯…타나톤 저항상징 '세 손가락 인사'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군부 정권이 총선에서 '반군부 세력 샛별'로 급부상한 타나톤 중룽르앙낏(41) 퓨처포워드당 대표를 정조준한 가운데 이 사건에 국제사회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7일 AP AFP 통신 등 외신과 일간 더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나톤 대표는 전날 방콕의 한 경찰서에 출석, 지난 2015년 학생운동가에게 도주 차량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군부가 제기한 '폭동선동 혐의' 고소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서 앞에는 수 백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타나톤을 구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타나톤 대표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당 관계자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 외국 대사관 관계자 및 유엔 관계자들이 참관했다고 퓨처포워드측은 밝혔다.

이들은 타나톤 대표에 대한 경찰의 조사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타나톤 대표는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결백을 확신하지만, 민간 형사법원 대신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것이라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대사관 관계자들의 참관과 관련, 왜 이 사건이 민간 형사법원이 아닌 군사법원에서 다뤄지게 되는지를 알고 싶어 조사 과정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2015년 발생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 자신이 경찰에 소환됐는지도 물었다고 타나톤은 전했다.

미국 등 주요 서방국가 대사관 및 유엔 관계자들이 타나톤 대표의 경찰 조사를 참관한 것은 그만큼 이번 사건이 총선 이후 태국 정치권의 향배에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방콕포스트는 이와 관련, 총선 이후 태국 정치가 그 어느 때보다도 분열상이 커지면서 자칫 폭력 상황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정치 전문가들에 의해 나온다면서, 퓨처포워드당을 둘러싼 갈등이 그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타나톤 대표는 경찰 조사에 임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세 손가락 인사'를 해 보였다.

'세 손가락 인사'는 인기 영화 '헝거 게임'(The Hunger Games)에 나오는 독재에 대한 저항의 제스처로, 태국에서는 지난 2014년 5월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군부에 대한 반대의 상징으로 통한다.

퓨처포워드당은 총선 과정에서 군부 정권 연장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앞세우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지지를 얻어 70여년 역사의 민주당마저 제치고 창당 1년 만에 제3당으로 급부상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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