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국 '일대일로' 견제 '항행의 자유' 시위 벌인다
해상보안청 간부 후보생 태운 연습선 그리스·스리랑카 방문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이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추진하는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견제하기 위한 '항행의 자유' 시위를 벌인다
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 간부 후보생을 태운 연습선이 오는 6~7월 '일대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그리스와 스리랑카를 차례로 방문한다.
요미우리는 이번 방문 배경에는 중국 기업에 항만 운영권을 넘긴 두 나라에서 '항행의 자유'를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일본 정부의 전략적인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해상보안대학교 졸업생 50여 명을 태운 연습선(순시선) '고지마'호(號)는 오는 26일 일본을 떠나 그리스와 스리랑카를 포함해 5개국의 6개 도시를 방문한 뒤 8월 돌아올 예정이다.
해상보안청은 매년 간부 후보생들의 기술 습득을 위한 세계 일주 원양항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올해는 특별히 그리스와 스리랑카를 기항지로 넣었다고 한다.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재정 사정이 어려웠던 그리스는 자국 내 최대 항만인 아테네 인근의 피레우스항 지분 51%를 2016년 4월 중국 원양해운(코스코ㆍCosco)에 매각해 운영권을 넘겼다.
이를 두고 일본에서는 중국이 '일대일로'를 유럽으로 본격 확장하는 전진기지로 그리스를 활용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요미우리는 해상보안청 연습선의 그리스 방문은 2009년 이후 10년 만이고, 중국 기업이 피레우스항 운영권을 사들인 이후로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고지마'호가 올 7월 콜롬보항을 통해 방문할 예정인 스리랑카도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영향을 강하게 받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 연습선이 처음으로 찾는 스리랑카도 중국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2017년 말 남부의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중국 기업에 99년간 넘겼다.
요미우리는 일본 연습선의 두 나라 방문은 일본 정부가 주창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하는 조치의 일환이라며 일본에서는 중국이 사들인 다른 나라 항만의 자유로운 이용이 제한되고 군사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인수한) 그리스와 스리랑카 항만을 일본 함정이 자유롭게 방문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열린 항만의 중요성을 상대국과 국제사회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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