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유일한 우승 경험자 박찬희 "7년 전과 비슷한 느낌"
"챔피언전 진출 기회, 현역 시절에 다시 안 올 수도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인천 전자랜드는 프로농구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경험이 없는 팀이다.
2018-2019시즌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에서 창원 LG를 상대로 먼저 2연승을 거둬 드디어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숙원을 풀기 직전까지 와있는 전자랜드에는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딱 한 명 있다.
바로 주전 포인트 가드인 박찬희(32·190㎝)다.
박찬희는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뛰던 2011-2012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경력이 있다.
4강 플레이오프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우승 경력까지 있는 박찬희가 포인트 가드를 맡아 공수를 조율한다는 사실은 전자랜드에 큰 힘이 된다.
2016년 6월 한희원과 트레이드돼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박찬희는 이번 시즌 경기당 5.7 어시스트로 어시스트 부문 1위에 올랐고 베스트 5와 수비 5걸, 최우수 수비상을 받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6일 인천에서 열린 LG와 2차전에서 7점, 8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박찬희는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좋은 경기를 해 다행"이라며 "1, 2차전 홈 이점을 살리고 창원에 가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선수들끼리 오늘도 끝까지 밀어붙이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3점슛 성공률이 유일한 취약점으로 지적받는 박찬희지만 2016-2017시즌 17.7%에서 2017-2018시즌 25.2%, 이번 시즌에는 32.2%로 성공률이 꾸준히 높아졌다.
1차전에서 2점 야투 4개, 3점슛 4개,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해 무득점에 그친 박찬희는 2차전에서 3점슛 3개 가운데 하나를 넣는 등 이번 시리즈에서도 점차 슛 감각이 좋아지는 추세다.
2011-2012시즌 우승 당시를 떠올린 그는 "그때도 원주 동부가 워낙 세서 아무도 인삼공사가 우승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며 울산 현대모비스가 '1강'으로 꼽히는 이번 시즌과 비슷한 점을 짚었다.
박찬희는 "일단 올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야 그때와 비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하며 "좋은 동료 선수들이 많고 외국인 선수 기량도 좋아서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 그때와 비슷하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전자랜드를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끌어올리기 직전인 그는 "선수들에게 '현역 시절 이런 기회가 다시 안 올 수도 있다'며 간절한 마음을 강조한다"며 "선수단 전체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얘기를 해주는 것이 또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4강과 그 이후까지 내다보는 심경을 밝혔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