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본격 기지개…유력 대선주자 전국 유세

입력 2019-04-06 06:49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본격 기지개…유력 대선주자 전국 유세

룰라 석방 촉구, 反보우소나루 세력 결집…2022년 대선 분위기 띄우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지난해 대선 패배의 충격을 딛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선 결선투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패배한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은 5일(현지시간)부터 전국을 도는 정치 캐러밴에 나섰다.

부패혐의로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고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반(反) 보우소나루 세력을 결집한다는 전략이다.

아다지 전 시장은 매달 두 차례씩 이뤄지는 캐러밴을 통해 차기 대선주자 입지를 굳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선 결선투표에서 4천700만표를 얻을 정도로 상당한 정치적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다지 전 시장은 '아다지와 함께 룰라 석방 캐러밴'이라는 이름 아래 이날부터 사흘간 남부지역 3개 도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7일엔 룰라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쿠리치바 시에 도착해 석방 촉구 행사를 주도한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지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된 상태다.

상파울루 대학의 히카르두 무시 교수(사회학)는 "이번 캐러밴은 룰라 전 대통령이 여전히 반 보우소나루 세력의 구심점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룰라 전 대통령이 아다지 전 시장을 다시 한번 대선후보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에는 주요 좌파 정당 지도자들이 수도 브라질리아에 모여 좌파 연대 방안에 관해 집중적으로 협의했다.

행사에는 아다지 전 시장과 사회주의자유당(PSOL)의 길례르미 보울루스 등 지난해 대선 주자들과 전·현직 주지사들이 참석했다.

좌파진영의 또 다른 대선후보였던 민주노동당(PDT) 시루 고미스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 1차 투표에서 1천300만표를 얻어 3위를 차지한 고미스는 좌파진영 주도권을 놓고 아다지 전 시장과 경쟁하는 관계다.

당시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연금개혁과 자본 집중화, 빈곤층 인권상황 악화 등을 강도 높게 비난했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 기념행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군사독재 정권 시절 고문 피해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갚은 좌절감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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