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수도 진격' 리비아 군벌사령관 만나…"무거운 마음"(종합)

입력 2019-04-06 02:38
유엔총장, '수도 진격' 리비아 군벌사령관 만나…"무거운 마음"(종합)

수도 트리폴리 향하는 길목서 교전 시작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하겠다고 선언한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을 5일 만났다.

유엔이 지지하는 트리폴리 정부에 대한 LNA의 '선전포고'에 구테흐스 총장이 긴급 중재에 나섰으나 의미있는 결실을 거두지 못하면서 무력 충돌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구테흐스 총장은 하프타르 사령관과 만난 뒤 트위터에 "무거운 마음과 깊은 우려와 함께 리비아를 떠난다. 그러나 트리폴리 안팎에서 유혈 충돌을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은 여전하다"는 글을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 방송은 하프타르 사령관이 구테흐스 총장에게 "트리폴리에 대한 군사 작전을 테러리즘을 격퇴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평화회의를 추진하기 위해 3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온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항공편으로 LNA의 기지가 있는 벵가지에 도착해 하프타르 사령관을 만났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날 동부 도시 투브루크에서 하프타르 사령관과 가까운 리비아 의회 의장 아길라 살레를 만났다.

LNA의 수도 진격을 환영하는 살레는 구테흐스 총장과 만난 뒤 대변인을 통해 "이번 위기를 끝내는 방법을 논의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프타르 사령관의 수도 진격 선언과 함께 트리폴리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무력 충돌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LNA에 협력하는 무장조직은 4일 트리폴리에서 남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가리안을 점령했으며 5일에는 50㎞ 거리까지 접근해 정부군과 교전했다.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약 30㎞ 거리인 검문소에서는 통합정부군이 4일 밤샘 교전 끝에 LNA 측의 진격을 막아냈다.

로이터통신은 5일 친정부 무장조직이 LNA의 공격을 막으려고 기관총을 장착한 픽업트럭을 트리폴리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내전을 겪었고,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혼란이 여전하다.

현재 유엔 지원으로 구성된 리비아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고, 카다피를 따르던 군부를 규합한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쪽을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됐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지난 수년간 거점을 확대해왔고 트리폴리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하프타르는 리비아에 이슬람주의 정부가 수립되는 것을 꺼리는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의 물밑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 국가는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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